"규제에 가로막힌 바이오산업, 정부 의지 중요" 배은희 한국바이오협회장 "1000조원 바이오시장 공략해야"
김경은 기자공개 2013-12-02 11:45:2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9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의료법, 생명윤리법, 의료수가 등 규제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산업 발전이 너무 더딥니다. 규제를 피해 해외로 나가지만 국내 매출이 없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얻기도 힘든 실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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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가 '씨젠'이다. 씨젠은 1개 키트로 동시에 최대 24종 바이러스 진단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분자진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국내 대표 바이오 업체다.
지난 2010년 기업공개(IPO)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시가총액 1조 원 규모의 코스닥 대형주로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실적은 코스닥 대형주의 위용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다. 지난해 매출액과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각각 517억 원, 146억 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10배에 달한다.
씨젠의 영업실적이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가치 대비 저조한 이유, 국내 매출 '제로'이기 때문이다. 씨젠의 기술은 한 번에 여러 종류의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는 국내에서 '과잉 진료'라는 이유로 영업이 가로막혀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세계 바이오 시장 규모 1000조 원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1.6%밖에 안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조사대상 바이오산업체 중 30.1%인 244개 기업이 2011년 현재 '매출 발생 이전' 단계다. 그나마 매출이 있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곳들이 전체의 3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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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위한 정책 제언, 투자 유치 등 한국바이오협회는 바이오 기업의 사업화 지원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배 협회장은 "바이오 벤처기업을 창업해 사업화와 인수·합병(M&A), 우회상장을 통해 증권시장에 입성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직접 경험을 통해 바이오 기업이 처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체는 사업화 기간이 10년 이상 걸려 벤처캐피탈이 투자하기 힘든 구조다. 그럼에도 바이오 업종은 요즘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가장 '핫(hot)'한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성장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의 총 생산 규모는 6조 6000억 원으로 2003년 2조 6000억 원에서 2.5배 성장했다. 바이오 산업 종사 인력도 2003년 1만 여명에서 2011년 3만 5000 여명으로 3배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세컨더리 펀드 조성을 통해 구주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바이오 투자 환경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 협회장은 "바이오 벤처기업은 기술력만 보고 투자하기 매우 힘든 구조이지만 과거 20년간 바이오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사업화 기간이 단축됐고, 투자 환경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적 육성의지가 뒷받침 될 경우 바이오 산업이 국가의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업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바이오협회는 CJ창업투자(대표이사 인은식)와 업무협력약정서(MOU)를 체결해 창업초기 바이오 벤처기업 딜소싱(Deal Sourcing)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CJ창업투자를 포함해 바이오협회가 연계된 벤처캐피탈의 수는 20여 개가 넘는다.
배 협회장은 "바이오 기술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산업 동력이 저하된 바이오 벤처 창업 유도를 위해 중견 및 대기업간 협력 유도, 투자 유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은희 협회장은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학사와 뉴욕주립대 세포분자 생물학 박사를 마치고 키스트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다 바이오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이후 17대 대선 때 미래 성장분야 대표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았고,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위원에 당선돼 의정활동을 수행했다. 바이오협회장에는 지난 4월 신규 취임했다.
◆배은희 한국바이오협회장 주요 이력
△ 2013.4~현재: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신규 취임
△ 2008.05 ~ 2012.02: 제18대 국회의원
△ 2006: 리젠 바이오텍 대표이사 사장
△ 2002: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
△ 1998 ~ 2002: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의과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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