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고객'에 응답하라 [thebell note]

송종호 기자공개 2015-03-19 08:51:28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6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들어 고객수익률로 직원을 평가하는 금융사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핵심성과지표(KPI)의 45% 가량을 고객수익률로 평가하기로 선언했고, NH투자증권도 고객수익률을 강조하고 직원평가 세부방안을 준비중 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부터 모든 직원의 고객수익률을 전산화시켜 리스크에 대비하고 직원평가 비중을 늘렸다.

지난 2012년 이후 고객수익률을 직원평가에 반영한 신한금융투자는 고객자산규모가 2011년 40조 원에서 지난해 76조 원으로 늘어났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으로 하여금 이달부터 고객 자산의 투자수익률을 직원 평가에 반영토록 했다. 내년에 은행 계좌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있어 신한은행의 평가방식은 전 은행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에 이어 은행까지 말 그대로 고객의 자산을 얼마나 불려줬는지를 근거로 직원을 평가하는 인사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회사의 수익에서 고객의 수익'으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는 일은 당연하고, 또 환영할 일인데도 입맛이 개운치가 않다.

삼성증권은 1992년 삼성그룹이 국제증권을 인수할 때부터 고객수익률 중심 경영을 내세웠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2001년 삼성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에도 영업직원 평가를 고객수익률 중심으로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직전 금투협 회장인 박종수 전 회장도 2005년 옛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있던 시절 고객수익률 직원평가를 도입하고 매매 회전율을 제한했다.

'흘러간 유행가'를 다시 틀어 놓았다는 생각이 지나치다고 볼 수 있을까.

몇 해 전부터 금융사마다 WM(Wealth Management)비즈니스를 확대·강조하고 있지만 그동안 금융상품 판매실적 등 외형과 회사이익 중심의 문화가 직원들을 붙잡고 있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말로만 고객수익률을 강조한 셈이다.

결국 고객수익률을 얼마의 비중으로 직원평가에 반영하는지가 핵심이다. 금융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그간 고객수익률이 KPI에 반영되는 비중은 고작 5% 내외 수준이었다. 그 비중을 투명하게 밝히는 경우도 없었다. 지금 나오는 각 금융사들의 선언적인 말들에 믿음이 안가는 이유다.

'고객우선'이라고 떠들어왔던 게 수십 년이다.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응답하겠다는 것인지 그것부터 고객은 알고싶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