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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PE "올해 3000억 투자, 5000억 펀딩 목표" 손창배 본부장 "통합본부 세팅 주력...PE 고정관념 깨"

한형주 기자/ 김일문 기자공개 2016-03-04 08:51: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9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월 1일 NH투자증권은 3개월 넘게 지속해 왔던 PE 통합 업무를 모두 마무리지었다.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간 합병은 이미 끝났지만 두 회사에서 각자 맡아왔던 PE 사업까지 하나로 합치면서 양사 간 물리적 결합이 최종 완성된 셈이다.

통합 PE본부를 이끌어갈 수장은 과거 농협PE단의 좌장이었던 손창배 본부장(사진)이 맡게 됐다. 투자 발굴과 성공적인 엑시트라는 PE 본연의 업무와 별도로 화학적 결합이라는 숙제를 안고 새로 출범한 NH투자증권 PE의 손창배 본부장은 과연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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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의 이력이 궁금했다. 농협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손 본부장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가 농협은행에 1984년도에 입사해 처음 맡은 업무는 국제금융 파트였다. IBRD(국제부흥개발은행)나 KFW(독일은행) 등에서 차관을 도입하는 일을 주로 했다. 2002년부터는 외화 신디케이션론과 채권 발행도 담당했다. PE(사모투자) 분야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손 본부장은 "국제투자팀 업무 영역에 차츰 대체투자 개념이 싹텄고, 모간스탠리가 해외에서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에 LP(출자자)로 참여하는 등의 사례도 생기면서 자연스레 금융투자 쪽으로 스펙을 쌓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 본부장이 전에 몸 담았던 농협은행 PE단은 이렇게 출범했다(2009년). 하지만 은행과 PE의 조합은 그다지 좋은 궁합이 아니었다. AUM(운용자산) 2300억 원으로 출발, 국민연금 등의 도움을 받아 9000억 원까지 덩치를 불렸지만 그만큼 은행의 리스크 점검도 철저해졌다.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유지 문제가 항시 걸려있다 보니 'J 커브(얼마 간 시간이 지나 실적이 개선되는)'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 투자 성향과 종종 충돌했다. 400%에 달하는 BIS 위험가중치도 걸림돌이었다. 1조 원의 투자를 집행하려면 무려 4조 원의 자본을 쌓아야 했다.

그는 "은행권 PE의 지위로는 펀딩을 위한 마케팅 파워, 나아가 펀드의 경쟁력 측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은행에서 나와 증권과의 융합을 검토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또 "BIS 비율이나 위험가중치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 지주 입장에선 같은 자금을 갖고 은행에 운용을 맡기 것보다 PE를 위해 증권에 할당하는 게 효과적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농협증권의 자본금 규모(약 4조 6000억 원)면 GP 머니를 활용하는 데도 큰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통합으로 AUM도 은행(8000억 원)과 증권(4000억 원)을 합쳐 총 1조 2000억 원이 됐다. 운용 인력은 은행 출신 7명, 증권 출신 9명으로 모두 16명이다. 손 본부장은 "AUM은 농협은행이 크지만 인원수는 증권 출신들이 더 많다"며 "NH투자증권 본부장 자리를 은행 인사에게 준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전사적으로 회합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그는 믿고 있었다. 다만 "한 곳에 은행·증권·우투 직원이 다 모여 있다 보니 본부 세팅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손 본부장의 올해 목표는 출자금액 소진이다. 그는 "현재 드라이파우더가 3700억 원가량 남아있다"며 "대부분 국민연금이나 정책금융공사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의무 소진 비율이 60%인데 이걸 채워 하반기에 약 5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즉, 연내 소진→펀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자생력을 갖춰 독립계 운용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손 본부장의 복안이다. 그는 "(통합 PE에 대해) 지주의 기대치도 있고, 사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PE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바이아웃(Buy out) 포트폴리오 에셋으로는 동양매직과 대우로지스틱스를 들 수 있다. 손 본부장은 이 중 동양매직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는 "동양매직은 올해(2016년) 역대 최고의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렌탈 계정 확대가 수익성으로 반영되면 동양매직의 기업가치는 투자 당시 보다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손 본부장과 NH에게 동양매직 딜은 "PE가 인수하면 자르고 쳐 낸다"는 세간의 통념을 깡그리 부정한 고무적인 예다. CEO(최고경영책임자)를 외부에서 영입하지 않고 내부 임원을 쓰고, 동양그룹 사태로 조달이 어려워진 동양매직에게 농협은행이 팔 걷고 대출을 해줬으며, 전 직원 의견을 수렴해 사옥을 이전했다.

투자 철학이 무엇이냐고 묻자 짤막하지만 강한 어조로 응수했다. "'검토는 신중히, 투자는 과감히' 곱씹어보고, 따져보고 철저하게 검토한 뒤에 확신이 생기면 과감히 나서야하지 않겠습니까"

<손창배 PE본부장 약력>

-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1978.03~1984.02)
-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졸업(2008.06~2008.11)
- 농협중앙회 입사: IBRD 차관업무(1984.04)
- 농협중앙회 홍보실 과장: 전통문화(1992.03)
- 농협중앙회 충남연수원 교수: 교무팀장(1999.03)
- 농협중앙회 국제금융팀 팀장: 국제신용평가, 차입, 국제기구, 해외투자(2001.03)
- 농협중앙회 국제투자팀 팀장: 채권, 구조화상품, 대체투자, 신용파생상품(2004.03)
- NH투자선물 상무: 영업본부장(2009.03)
- 농협은행 PE단장: M&A, 지분투자(2013.03)
- 동양매직 상무이사: 기타비상무이사(2014.08)
- NH투자증권 상무: PE본부장(20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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