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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오해부른 이사회 구성 살펴보니 [지배구조 분석]'KT의 실질적 지배' 단정하기 어려워…'KT·우리·NH'에 편중된 구성

신수아 기자/ 윤지혜 기자공개 2017-10-17 11:34:46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6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실질적' 지배주주를 둘러싸고 좀처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하에서 단 4%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KT가 실상 케이뱅크의 경영을 장악하고 있다는 논리다.

은행을 '실질적'으로 지배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든 주식회사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의사 결정을 위해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필요상설기관 '이사회'를 두어야 한다. 은행 역시 주주의 출자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필수 기관이다.

이사회는 법령이나 정관에 의해 주주총회의 권한으로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회사와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전권이 부여된다. 실질적인 경영이란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해야 한다는 의미다.

케이뱅크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 이사회는 은행 내 최고상설의사결정기구로서 은행의 주요 경영상황에 대하여 심의하고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 이사회는 총 4개의 하위 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위험관리위원회·보수위원회)로 구성되어 경영진의 추천 및 임명부터, 내부감사와 리스크 관리에 이르는 은행의 핵심 업무를 관장한다.

케이뱅크_이사회_구조

정관 제 43조에 따르면 이사회 내 의결은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의 과반수 찬성을 이뤄진다. 이사회 '과반수'를 우호세력으로 확보하면 실상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두게 되어 있는 은행법에 따라 케이뱅크는 3인의 사내이사, 6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9인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KT가 실질적으로 케이뱅크를 지배해왔다면 이는 KT의 이사회 장악력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케이뱅크는 본인가 신청 직접 9인의 이사회 멤버를 구성했다. 사내이사는 심성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정운기 현 케이뱅크 CFO, 김대영 상임감사가 이름을 올렸으며, 사내이사는 오순명·성낙일·이재정·김선제·조영훈·이상연 등 6인으로 구성됐다.

심성훈 대표이사는 KT출신이다. KT 사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비서실 출신의 정통 'KT맨'이다. 정운기 CFO는 우리은행, 김대영 상임감사는 NH투자증권에서 각각 경력을 쌓았다.

성낙일 현 서울시립대교수는 과거 1996년부터 2001년 사이 KT 선임연구원을 지냈으며,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KT하이텔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오순명 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우리은행 인천영업본부장, 우리모기지 대표이사를 거쳤다. 김선제 현 성결대 교수는 과거 외환은행과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거친 이력이 있으며, 이재정 이사는 신한카드 부사장을 거친 마케팅·경영기획 전문가다. 또한 이상연 이사는 현재 신정회계법인의 이사를 맡고 있는 회계사, 조영훈 이사는 이데일리 부국장이다.

KT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이사는 실상 심성훈 대표와 KT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던 성낙일 교수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현재 KT출신 옥성환 경영기획본부장과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이 실무 책임자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은 이사회 멤버가 아니다.

특히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비롯해 보수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모두 KT와 직접적인 연결 관계가 없는 외부 인사를 과반수 이상 두고 있다. KT가 이사회에 과반수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보기엔 역부족이다.

케이뱅크_이사회_구성_2017_상반기

KT가 구속력있는 우호 세력을 확보했다면 셈법은 달라질 수 있다. 초기부터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고 알려진 우리은행·NH투자증권과 KT의 관계다.

세 주주는 초기부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실제 이들 세 곳은 2500억 원의 초기 출자금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댔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전제로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우선주를 들고 있는 유일한 주주들이기도 하다. 최근 실시된 유상증자에서도 가장 많은 자금을 출자해 신주를 확보했으며, 일부 소액주주의 실권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주주의 케이뱅크 내 역할은 적잖이 크다.

실제 정운기 CFO와 오순명 선임사외이사가 우리은행 출신이며, 김대영 이사는 케이뱅크 합류 직전까지 NH투자증권에서 본부장급을 역임했다. 이들을 이력을 감안하면 이사회의 과반수 이상인 5인이 KT와 우호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KT·우리은행·NH투자증권이 맺은 주주간 계약이 일부 공개됐다. 세 주주를 '주요주주'로 규정하고 사내이사 3명의 추천권은 KT 등 주요주주에, 사외이사 중 2인의 추천권은 KT와 우리은행에 부여했다는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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