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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대표의 열정 [thebell desk]

이승호 벤처중기부장공개 2017-11-20 08:46:54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7일 08: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반도체와 바이오 관련 주식들만 보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신라젠을 비롯한 바이오 관련 주식들은 하루밤새 기업가치가 치솟는, 말그대로 '광풍'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및 제약산업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밑거름이 되는 산업이 있다. 실험동물시장이다. 동물실험은 생명체가 작동하는 원리와 질병의 발생 원리를 밝히고,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한 화학물질의 효과와 독성을 확인하는 데 쓰인다. 바이오산업이 발달하면서 실험동물시장은 이미 수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평가되던 국내 실험동물시장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장재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오리엔트바이오다.

지난 8월 오리엔트바이오는 일본 SNBL(Shin Nippon Biomedical Laboratories, Ltd.)의 미국 자회사 SRC를 인수했다. 북미시장에서 장기적인 생물소재 공급 사업기반 구축을 위해 60년 전통의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캄보디아,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주요 거점을 마련한 오리엔트바이오는 세계 바이오 시장의 절반(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시장에 진출, 본격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장재진 대표가 바이오시장에 첫 발을 들여놓을 당시만 해도 바이오는 소위 '사기꾼'들의 시장으로 평가절하됐다. 10여년 이상 중장기 투자가 필요한 신약개발의 경우 대기업도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중소기업가가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논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장 대표는 제약 및 바이오시장이 성숙하려면 기초 산업인 실험동물시장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의학 박사 출신인 그는 과감하게 사재를 털어 실험동물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업계는 그를 외면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초기에 뛰어든 실험동물시장은 국제표준 규격에도 맞지 않았다. 그는 전 재산을 투자한 실험동물을 모두 폐기 처분하는 결단을 내렸다. 낙담하지 않고 열심히 발품을 팔았던 그의 열정은 천우신조로 돌아왔다.

2010년 세계적인 CRO 기업인 미국 코반스와 제휴하는데 성공했다. 신약개발 기준 협의기구인 ICH가 인정하는 국제표준규격인 CD(SD)IGS 생물소재를 표준 규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국제표준 고품질 실험동물을 도입, 생산·공급함으로써 한국 신약 및 바이오 연구개발의 한 획을 그었다. 그의 사업 전략 방향은 실험동물 양산에만 그치지 않고 의료 및 실험에 소요되는 장비 개발, 발모제 등 신약개발, 신의료기술 및 생명과학 연구개발, 이종장기 이식 연구 등 토탈바이오인프라 구축을 위해 포트폴리오 재편에도 나섰다. 2014년에는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된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오리엔트캄이 양산하는 고품질 대형 실험동물이 국제실험동물관리인증협회(AAALAC) 인증을 획득하며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장 대표는 바이오 학계 뿐 아니라 국내 주요 제약 및 바이오기업들을 찾아다니며 국내 실험동물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오리엔트바이오가 획득한 국제적 위상과 현실은 너무나도 괴리가 컸다.

국내 제약 및 바이오기업들은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고품질의 오리엔트바이오 실험동물을 외면했다. 막대한 비용을 써가며 수입 실험동물을 고수했다.

장 대표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특유의 뚝심이 발동됐다. 연평균 10.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CRO 시장을 보기 시작했다. 글로벌시장에서 5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CRO 시장에 주목했다.

오리엔트바이오가 인수한 미국 현지법인 SRC는 지난 2년간 장재진 대표가 공을 들인 결과물이다. SRC는 SNBL의 미국 지사로, 미국 텍사스주에 소재하고 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SRC의 200만㎡(60만평) 규모의 부지, 시설 및 인적자원을 포함한 SNBL에 대한 장기 공급권도 넘겨 받았다. 미국 시장 전역에 안정적으로 생물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영업망을 확보한 셈이다.

최근 미국 월가의 사모펀드(PEF)들이 제약회사의 신약개발을 돕는 CRO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SRC 인수는 더욱 값진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SRC인수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비용이 들어가는 단계를 지나 성과가 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척박한 내수 실험동물시장에서도 시너지가 배가 돼 고속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뚝심 하나로 지난 30년간 국내 실험동물시장을 지켜온 장재진 대표가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활짝 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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