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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고령화사회 신보릿고개, 미리 대비하려면 [WM라운지]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공개 2018-02-19 08:36:25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4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야 울지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고갯길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시절을 어찌 사셨소(노래 '보릿고개' 중에서)"

보릿고개를 아는가. 매년 4~5월이 되면 초여름에 보리가 다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가을에 걷은 식량이 다 떨어져 굶주릴 수 밖에 없던 4∼5월의 춘궁기(春窮期)를 의미한다. 그 시절에는 풀뿌리와 나무껍질 등으로 끼니를 이어가야 했다.

역사적으로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보릿고개 때문에 부황증에 걸려 고생하는 농민들이 꽤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미루어 보건데 아마 1950년대에 태어난 한국의 베이비 부머들은 살면서 보릿고개를 겪은 이 땅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후 새마을 운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산업화로 국민소득이 급증하면서 보릿고개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현재, 이제 회갑을 목전에 둔 1950년대생 베이비부머들 은 인생에서 또 한번의 보릿고개에 직면해 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다보니 정작 본인의 노후대비는 거의 신경을 못 쓴 채 50대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회사에서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간 열심히 부은 국민연금은 만 61~62세나 되어야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은퇴 보릿고개가 시작된 것이다.

그들의 후배격인 1960년대생이나 1970년대생들 또한 형편은 다르지 않다. 현재 법정 정년이 60세이고 앞으로 65세까지 연장될 거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퇴직연령은 그보다 훨씬 짧은 반면 국민연금 수령연령은 갈수록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모 취업포탈사이트에서 남녀 직장인 6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 직장에서의 체감 퇴직연령은 평균 51.7세로 나타났다. 만 65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1969년생이 이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면 무려 13년의 은퇴 보릿고개를 버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지만 아직 이에 대한 대비는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최근 모 증권사 은퇴연구소가 30~50대 중산층 11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상자들이 현재 마련한 노후자금은 평균 2990만원이다. 목표자금의 5분의 1에 불과하며 그 중 60% 이상은 은퇴 후 생활비가 월 150만원에 미치지 못할 만큼 현재 준비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무엇이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지금부터라도 미래에 닥칠 은퇴 보릿고개에 대비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선 아직 저축여력이 있는 30~40대라면 이 시기를 대비할 연금부터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금융상품중에는 대표적으로 세제혜택이 있는 연금저축과 IRP(개인퇴직계좌)를 들 수 있다.

연금저축은 연말정산에 대비해 매년 연말만 되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매년 400만원까지 불입액에 대해 13.2%를 세액공제해 최대 52만8000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입일로부터 5년이상 경과하고 55세 이후에 세법상 연금의 형태로 분할인출하면 3.3~5.5% 수준의 낮은 연금소득세율만 적용되므로 노후 생활 목적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연금저축을 연금으로 받지 않고 중도해지할 경우에는 원금과 수익에 대해 16.5% 분리과세돼 세액공제효과가 상쇄된다.

IRP의 경우 세액공제효과만 놓고 보면 연금저축보다 더욱 크다. 연금저축의 연간 세액공제한도는 400만원인 반면 IRP는 최대 700만원(연금저축과 합산)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입자의 소득여건에 따라 국세청으로부터 최대 115만5000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추가적인 저축여력이 있다면 이자소득이 비과세되는 연금보험 상품도 고려해 볼 만 하다. 5년납입과 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할 경우 월 150만원까지는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되는 만큼 세후 수익성이 높다.

저축여력이 많이 부족하거나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은 50대라면 기술 습득이나 자격취득 등 재교육을 통해 경제활동 연장을 위한 재취업 준비를 미리 병행해 둘 필요가 있다. 시니어 재취업에 관련 정보제공 사이트는 대표적으로 고용노동부 워크넷(work.go.kr), 50플러스센터(50plus.or.kr), 전경련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fki-rejob.or.kr) 등이 있다. 재취업 관련 기술교육과정은 한국폴리텍 대학(www.kopo.ac.kr), 시니어 능력개발원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재취업 관련 정보와 기술교육을 제공한다.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

KB국민은행 IPS본부 투자솔루션부
투자자산운용사, 공인재무설계사(CFP)
한국FP협회 저널 편집위원
저서 : 4차산업혁명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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