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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매니저 "SK루브, 밴드 중하단 베팅" 정유·화학 실적 사이클 상승 국면 이탈

이충희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18-04-26 09:53: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5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기업공개(IPO) 랜드마크 딜인 SK루브리컨츠의 기관 수요예측이 시작되면서 최근 뜨거웠던 공모주 열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적정 규모 물량을 배정 받기 위해 저마다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

이번 딜은 공모 규모가 워낙 커 최근의 IPO 딜만큼 높은 청약 경쟁률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유·화학 실적 사이클이 상승 국면을 이탈했다는 분석이 많아 매니저들 대부분이 밴드 중하단에 베팅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장기 성장 전망 '글쎄'

25일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IPO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3~4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 밴드는 10만1000원~12만2000원, 밸류에이션은 4조2989억~5조1915억원으로 제시됐다. 총 공모 규모는 1조2894억~1조5574억원에 달한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기유 사업에서 주로 매출이 발생해 지난해 매출액 3조4495억원, 영업이익 5049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비교적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 받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정유 화학 업종 실적이 이미 상승 국면을 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A 헤지펀드 매니저는 "최근 정유업종 주가는 버티고 있고 화학 주가는 조정받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증설된 공장들이 올해부터 가동되면서 공급과잉이 일어날 조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급 과잉은 아직 크게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가에 선반영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 헤지펀드 매니저는 "정유 화학은 사이클이 있는 산업인데 이미 상승 국면을 지났다"며 "공급이 줄면 공장이 폐쇄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공급량도 조절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배정 피하자…물량 조절 나서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이번 SK루브리컨츠의 공모 물량이 워낙 커 배정 받게 될 물량 조절에도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 올 1분기 각각 수백대 1 기관 경쟁률을 보였던 중소형주 때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카페24(672:1), 동구바이오제약(727:1),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640:1), 케어랩스(934:1) 등은 공모물량이 500억원이 채 되지 않아 풀베팅에 나선 기관들이 많았다.

A 헤지펀드 매니저는 "경쟁률 수백대 1 기록했던 중소형주의 경우 가능한 모든 금액을 써내도 의미있는 물량을 받기 힘들었다"면서 "대형딜은 예상한 것 이상 물량이 배정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B 헤지펀드 매니저도 "과배정 위험이 있어 펀드 유동성을 고려한 제한적 수요예측에 나설 것"이라면서 "산업의 성장성과 주가 전망 등을 고려해 밴드 하단 부근에 적정 규모만 써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국내 증시에 이미 비교대상 기업이 상장돼 있는 것도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감을 꺾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에쓰오일 등이 비교 종목으로 거론된다.

C 헤지펀드 매니저는 "의료 O2O 첫 증시 데뷔 기업이었던 케어랩스처럼 비교 대상이 없는 종목은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설지 예상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이런 단점들이 오히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어 투자자들이 보다 과하게 청약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관 수요예측이 끝난 뒤 진행될 일반 청약 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를 조언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은 대부분 상장 이후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대형 증권사 PB는 "SK루브리컨츠의 중장기 성장 전망을 좋게만 볼수는 없다"면서 "3~5년 후 전기차 시대 도래하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IPO에 참여하더라도 길게 가져가지 않고 매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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