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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전환형 펀드 투자자의 비명 [thebell note]

김슬기 기자공개 2018-05-08 08:09:17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4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연초부터 인기를 끌어왔던 목표전환형 펀드에 대해 기사를 썼다. 그 중에는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형, 잘나가다 3차에서 삐끗'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이 기사를 보고 해당 펀드 투자자가 제보를 하고 싶다며 연락을 해왔다. 통화를 하는 내내 투자자는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그가 말한 사연은 이러했다. 광주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A씨는 연초에 자주 거래하던 한국투자증권 지점에서 3개월간 단기로 운용할 수 있는 투자처를 문의했다. 그 때 당시 상담을 해줬던 프라이빗뱅커(PB)는 단기투자처로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3[주식혼합]'를 권했다고 했다. 해당 펀드의 1호 펀드와 2호 펀드는 목표수익률인 7%를 달성하는데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당시 A씨는 투자를 고민하면서 "이번에 설정되는 목표전환형 3호 펀드가 1·2호 펀드와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간다면 투자가 조금 위험할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물어봤다고 했다. 미국시장에 상장된 알리바바 등이 지난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 알리바바는 1·2호 펀드의 주요 투자종목이었다. 그래서 미국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없는거냐고 재차 물었지만 PB는 중국시장에만 투자한다고 밝혔다. A씨는 PB의 말을 믿고 1억 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설정된 1월 25일 이후로 쭉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theWM에 따르면 3호 펀드는 지난 3일 기준으로 누적수익률 마이너스(-)13.5%를 기록했다. 여기에 묶여있는 자금은 대략 1700억원으로 올해 설정된 목표전환형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크다.

A씨는 펀드 수익률 관련해서 증권사 뿐 아니라 운용사, 금융감독원에까지 적극적으로 문의했다. A씨는 PB가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주장했다. 운용사의 펀드 운용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있었다. 그의 답답한 마음이 수화기 밖까지 느껴졌다.

그럼에도 운용사에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관상 '투자목적 또는 성과목표는 반드시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과거의 투자실적이 미래에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상해나 홍콩 상장여부와 관계없이 중국기업에 투자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알리바바 투자를 두고 잘못됐다고 비난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펀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PB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PB가 잘못된 내용을 전달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A씨 역시 이미 상품 가입시 '주요내용 설명확인서'에 서명을 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해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상여부를 떠나 결국 펀드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올 들어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목표전환형 펀드로 몰렸다. 하이중국4차산업혁명목표전환형펀드 뿐 아니라 다수의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목표수익률인 5~7%에 도달하는게 요원해 보인다. 목표전환형 펀드를 계기로 공모펀드 투자자가 시장을 떠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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