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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인수인 규제'에 발목 잡힌 대형 운용사 [코스닥 벤처펀드 리스크 점검] 계열 증권사 주관 공모주·메자닌 투자 안돼…한국·NH아문디운용도 포기

최은진 기자공개 2018-05-14 08:18: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1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자산운용사가 설정한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가 '관계인수인' 규제 탓에 포트폴리오 구성은 물론 수익을 올리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열 증권사들이 주관 및 인수업무를 맡은 공모주와 메자닌 등은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운용사들이 코스닥 벤처펀드에 부여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라 우려가 크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를 내놓은 운용사는 미래에셋·브레인·삼성액티브·에셋원·하나UBS자산운용 등 총 10곳이다. 이들 운용사는 각각 코스닥 벤처펀드 1종씩 내놨다. 이들 운용사 중 계열 증권사를 두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삼성액티브·하나UBS·KB·KTB운용이다. 각각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하나금융투자·KB증권·KTB증권이 있다.

이 다섯 곳의 운용사들이 내놓은 코스닥 벤처펀드는 각각의 계열 증권사가 인수 및 주관하는 증권은 펀드에 편입할 수 없다. 해당 물건이 상장된 후 3개월이 지나서야 편입이 가능하다. 편입이 안되는 증권 대상으로는 공모주는 물론 CB, BW 등 메자닌이 포함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해관계인과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차원에서 운용사는 계열 증권사가 인수업무를 담당한 증권에 대해서는 청약 및 투자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상장 이후 3개월이 지날 때까지 해당 종목을 펀드 자산으로 매수할 수도 없다. 이를 일컬어 '관계인수인 규제'라고 부른다.

문제는 발행 시장에서 이들 대형 운용사의 계열 증권사들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계열 증권사들의 공모주와 메자닌 발행 실적이 많을수록 운용사들의 수익기회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IPO 주관 및 인수 실적은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씨티글로벌마켓증권·삼성증권 순이었다. 이들 증권사가 IPO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주관 및 인수 시장에서 약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약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코스닥 벤처펀드는 미래에셋대우가 맡은 공모주와 메자닌는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시장에 풀리는 상당 건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메자닌 발행 주관 및 인수 건수로 따지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미래에셋대우 순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기회가 거의 공모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대형 운용사 펀드의 경우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공모펀드는 법상 제약이 많아 메자닌이나 비상장기업 신주 등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공모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관계인수인 규제 탓에 한국투자신탁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코스닥 벤처펀드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계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모주와 메자닌 발행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구성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상품 기획단계서부터 발을 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계열 증권사가 주관 및 인수한 IB건은 펀드에 담을 수 없다는 관계인수인 규제가 있어 대형 운용사의 코스닥 벤처펀드는 운용상 제약이 상당히 많이 따를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익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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