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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보험업규정' 카드 빼들지 않는 이유 예상매물 26조원 '후폭풍' 우려…정책일관성 위해 입법처리 바람직

원충희 기자공개 2018-05-17 13:44:1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07: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처분을 강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금융위원회가 보험업감독규정을 손보는 것이다. 이종걸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여의치 않자 여당 일각에서 촉구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규정변경으로 강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26조원이 넘는 삼성계열사 주식이 단기간에 쏟아져 나오면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감독규정은 차후 정치적 변동에 따라 다시 바뀔 수 있어 입법으로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법 제106조(자산운용의 방법 및 비율)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대주주 및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주식소유 합계액을 일반계정의 경우 자기자본의 60%로 제한하고 있다. 만약 자기자본의 60% 금액이 총자산의 3%보다 큰 경우 총자산의 3%에 맞추도록 했다.

지난 1분기 말 삼성생명 자기자본(별도기준)의 60%는 15조3132억원, 총자산(특별계정 제외)의 3%는 6조3317억원이다. 자기자본 60% 금액이 총자산 3%보다 큰 만큼 6조3317억원이 기준이 된다. 세부적으로는 보험업감독규정(별표 11)에 따라 주식 또는 채권의 소유금액을 취득원가 기준으로 한다.

삼성생명이 소유한 관계사주식의 취득원가는 5조6914억원으로 현 규정상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금융위가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취득원가' 기준을 '공정가치'로 바꾸면 얘기가 달라진다. 3월 말 별도기준 삼성생명의 관계사주식 장부가액은 33조206억원인데 이 중 26조6889억원을 처분해야 할 상황에 놓여진다. 삼성전자 주식(장부가 26조1427억원)을 모두 팔아도 충족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생명 관계사주식 예상처분 규모
*2018년 1분기 별도재무제표 장부가액 기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일각에선 금융위에 보험업 감독규정 변경을 요구하는 사항이다. 보험사가 소유한 주식의 가치를 취득원가가 아닌 공정가치로 평가하자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2016년 6월 발의됐지만 국회 파행, 야당 의원들의 반대 등으로 통과가 여의치 않은 탓이다. 보험업법과 시행령은 국회를 거쳐야 하나 감독규정은 금융위 의결과 규제개혁위원회, 국무회의 통과로 발효 가능하다.

금융위 측은 규정변경으로 강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국회서 얘기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충격 등을 감안할 때 단순하게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으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권 우려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자구개선안을 가져오면 정책이나 국회 입법 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로서는 감독규정 개정 후 1년 남짓 유예기간 동안 26조원이 넘는 삼성계열사 주식이 쏟아져 나오면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블록딜을 통해 다른 계열사가 받아주기도 쉽지 않은 물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회계감리 사전통지사실 공개만으로도 8조원 상당의 시가총액이 사라지는 등 주식시장에 끼친 여파가 컸다"며 "삼성전자 주식이 20조원 넘게 쏟아진다는 얘기만 돌아도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감독규정은 차후 정치적 변동에 따라 다시 바뀔 수 있어 입법으로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감독규정을 개정한다 해도 향후 정권이 바뀌거나 정국에 변화가 생기면 또 다시 변할 수 있다"며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입법을 통해 처리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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