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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건설 지분 가치 '5분의 1' 토막 지난해 5170억원대 손상차손 반영, 미래 현금흐름 약화 영향

김장환 기자공개 2018-05-18 08:52:22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의 장부상 가치가 6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최초 취득시 장부상 가격이 3조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까지 가치가 축소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자회사 케이디비밸류제육호사모투자펀드(KDB밸류)의 지분 가치 평가를 거쳐 약 5170억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지난해 말 반영했다. KDB밸류의 장부가는 이로 인해 5999억원대까지 축소됐다.

KDB밸류는 바로 대우건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다. 결국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가치가 그만큼 축소됐다고 볼 수 있는 상태다. 해당 지분 가치는 산업은행이 2010년 최초 취득 당시 약 3조2000억원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손상차손 반영을 대우건설의 '미래 현금흐름'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현금흐름이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점을 손상차손 반영 근거로 삼았다는 후문이다.

실제 대우건설의 현금흐름은 지난 2년 동안 크게 축소됐다. 2015년만 해도 6850억원에 달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16년 3588억원, 지난해 3374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건설산업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손상차손 반영 근거로 삼았다.

다만 대우건설의 지난 2년간 현금흐름은 산업은행이 지분을 최초 취득한 시점에 비해 부진해진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인 지난 2010년, 대우건설 현금흐름은 '적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54억원이며 이듬해 현금흐름은 -1064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지난해 대우건설 손상차손 반영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회계기준에 어긋나는 조치는 아니지만, 5000억원 넘는 손상차손을 반영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대우건설 매각과 연계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대우건설 관련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한 덕분에 대우건설 매각 실현시 산업은행이 차익을 크게 거둬들이는 듯한 재무적 착시효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장부상 가치가 곧 매각가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대우건설 인수 직전까지 갔다가 이를 포기한 호반건설은 산업은행과 인수 협상 과정에 대우건설의 낮은 장부가를 강조했다. 인수가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이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우건설 장부가는 1조원을 조금 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도 결국 호반건설의 협상안을 받아들이면서 대우건설 보유 지분 50.75%의 총 매각가를 1조6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정작 호반건설과 산업은행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기 직전 대우건설에서 갑작스럽게 불거진 해외 부실로 양측 거래는 수포로 돌아갔다.

한편 산업은행은 향후 2년여 동안 정상화 절차를 거친 뒤 대우건설의 재매각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이를 위해 대우건설의 신임 사장 선출과 인력 감축 등 다양한 정상화 방안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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