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리온, 中 차입금 상환보다 재투자로 방향잡아 中 고도성장 지속 '투자수요 확대'…글로벌 저금리 기조도 한 몫
박상희 기자공개 2018-05-18 12:14: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의 중국사업 지주회사인 팬 오리온의 레버리지 경영이 눈길을 끈다. 팬 오리온은 중국 자회사들이 사드 사태 이전 평균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차입금을 상환하지 않고 이자 비용을 부담해왔다. 자회사들이 벌어들이는 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기보다는 중국 사업 확대에 재투자하는게 낫다는 경영적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팬 오리온은 2008년 7월 설립됐다. 기존 오리온(현 오리온홀딩스) 종속회사였던 OFC(Orion Food Co., Ltd.), OFC 상하이, OFC 광저우 지분 전량을 신규 설립한 팬 오리온에 현물출자했다. 설립 당시 팬 오리온의 납입자본금은 70억원 미만이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팬 오리온(별도 기준)은 자본총계가 부채보다 많았다. 2011년 기준 부채규모가 522억원에 그친 반면 자본총계는 1580억원으로 3배에 달했다. 이후 상황은 역전했다. 2012년 기준 자본은 1447억원인데 반해 부채는 1507억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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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규모는 2014년 1842억원, 2015년 2000억원, 2016년 2063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규모는 1892억원이다. 순수 지주회사로 별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팬 오션의 부채는 대부분 차입금이다.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금융 비용도 증가했다. 팬 오리온은 2012년부터 매년 44억~61억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매년 지불했다. 별도 기준 팬 오리온이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유이기도 하다.
연결 기준으로 따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OFC를 비롯한 중국 자회사들이 매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올려줬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전엔 중국법인이 연평균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사드 사태를 극복한 올 1분기만 하더라도 연결 기준 팬 오리온의 매출액은 2663억원, 영업이익 489억원, 당기순이익 307억원을 기록했다. 사드 사태 이전 실적은 더 탄탄했다.
자회사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낸 몇 년간 팬 오리온의 차입금은 오히려 더 증가했다. 중국 시장의 고도 성장으로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자회사들이 벌어들인 자금을 고스란히 재투자했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자회사들이 벌어들인 돈은 중국 공장 설비 등에 다시 투자됐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차입 경영을 하기가 편한 환경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팬 오리온 설립 당시 금리 등을 비교해서 중국 위안화가 아니라 달러로 자금을 융통했다"며 "이후 계속된 저금리 영향으로 자금을 상환하는 것보다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경영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팬 오리온은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지는 등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에 발맞춰 차입금 상환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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