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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친부' 구본능 회장의 눈길 끄는 지분거래 계열사 지분 '승계 힘싣기' 활용, 검찰도 의심의 눈초리

심희진 기자공개 2018-05-24 08:14:46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3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로 장남 구광모 상무로의 승계가 공식화됨에 따라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세금 탈루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지 관심이다. 그동안 구본능 회장의 계열사 지분 거래가 구광모 상무 체제 힘싣기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검찰이 불법 행위 여부를 더욱 정밀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난 구본능 회장은 1996년 1월 LG그룹에서 나와 희성그룹을 만들었다. 1995년 70세였던 구자경 명예회장이 장남인 구본무 회장에게 LG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준 직후 이뤄진 계열분리다. 이는 오너일가 간 경영권 분쟁을 막고 장자의 안정적 승계를 도모하기 위한 LG그룹 특유의 유교적 가풍에 따른 움직임이다.

구본능 회장은 희성전자, 희성금속, 희성화학 등을 중심으로 독자 세력을 구축했다. 1996년 4월에는 삼보이엔씨를 인수해 건설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2004~2005년에는 희성소재, 희성피엠텍 등을 설립해 전자부품 접합재료 및 폐촉매 회수·정제 사업에도 각각 진출했다.

구본능 회장과 희성그룹에 큰 변화가 생긴 건 2005년이다. 구본능 회장은 후계자였던 외아들 구광모 상무를 형인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시켰다. 가업의 뿌리인 LG그룹이 4세 승계를 원만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1994년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에겐 뒤를 이을 만한 인물이 없었다.

이후 업계에선 희성그룹이 구본능 회장이 아닌 구본식 부회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희성전자의 주주구성 변화가 이를 뒷받침했다.

2003년까지만 해도 구본능 회장(38.1%), 구본식 부회장(25.4%), 구광모 상무(23%)였던 지배구조는 이듬해 구본능 회장(42.1%), 구본식 부회장(29.4%), 구광모 상무(15%), 구웅모씨(13.5%)로 바뀌었다. 구웅모씨는 구본식 부회장의 아들이다. 이후 2007년 구광모 상무의 지분매각으로 주주구성은 구본능 회장(42.1%), 구본식 부회장(29.4%), 구웅모씨(13.5)로 단출해졌다. 구본식 부회장 부자가 42.9%의 지분을 확보하며 구본능 회장보다 0.8%포인트 앞섰다.

경영활동에 있어서도 구본능 회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2011년 8월 19대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에 오른 구본능 회장은 7년여간 프로야구 운영에만 전념해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희성그룹의 무게 추가 구본식 부회장에게로 사실상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구본식 부회장이 형을 대신해 그룹 총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던 구본능 회장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구본능 회장은 계열사 간 지분거래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구본능 회장→희성전자→희성폴리머·희성촉매·희성화학·깨끗한나라→희성피엠텍'과 '구본식 부회장→삼보이엔씨→희성금속·희성정밀→희성소재'로 양분했다.

구본능 회장의 지분거래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구본능 회장은 LG상사 주식 64만2766주(1.7%) 전량을 ㈜LG에 넘기고 200억원을 손에 쥐기도 했다.

구본능 회장의 잇단 지분거래에 국세청과 검찰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말 구본능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검찰도 이달 초 탈세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선 구광모 상무의 LG그룹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보유주식 거래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뒤를 이을 직계존속이 없음에도 희성그룹 내에서 자신의 몫을 분명히 챙긴 데에는 구광모 상무를 돕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구본능 회장은 구광모 상무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여러 차례 구원투수로 나섰다. 2014년 말 구본능 회장은 구광모 상무에게 ㈜LG 보유지분 5.13% 중 1.1%(190만주)를 무상증여한 바 있다. 해당 거래를 통해 구광모 상무는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에 이어 ㈜LG 3대주주에 올랐다.

2015년에도 구본능 회장은 구 상무의 승계 작업에 도움을 줄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LG 지분 0.58%(100만주)를 매각했다. 당시 거래로 구본능 회장이 확보한 자금은 600억원이 넘는다. 지난 3월말 기준 남아있는 구본능 회장의 ㈜LG 지분은 3.45%다.

오랜 숙환으로 구본무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구광모 상무가 다음달 ㈜LG 이사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LG그룹이 4세인 구광모 체제로 공식 전환되는 만큼 구본능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탈세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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