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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주력 선종 따라 신용도 희비 [2018 정기 신용평가]공급과잉 컨테이너선사, 장기부진…BDI 회복 벌크선, 안정 지속

이길용 기자공개 2018-05-29 16:04:12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8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업체들의 신용도가 주력 선종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대형사를 중심으로 치킨게임이 진행 중인 컨테이너 선사들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조정 성과도 미진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신용도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벌크선운임지수(BDI) 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난 벌크선사들은 안정적인 신용도를 인정받고 있다. 화주와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며 컨테이너 선사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A급 발행사인 팬오션과 에이치라인은 향후 회사채 시장에서 활발한 조달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끝나지 않는 컨테이너선 치킨게임, 정부 대책에도 선사 신용불안 여전

한진해운 사태 이후에도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머스크(Maersk), MSC 등 글로벌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이 지속적으로 2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지속하면서 공급 과잉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컨테이너 업체들을 인수 혹은 통합하는 방식으로 대형화를 이뤄내고 있다.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은 혹독한 구조조정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 2016년 선대 규모는 한진해운을 포함해 101만 TEU였지만 현재 현대상선과 SM상선을 합쳐도 39만 TEU에 불과하다. 머스크의 선대 규모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컨테이너 선사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을 잃은 가운데 글로벌 공급 과잉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영업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의 용선료 출자전환에 실패했다. 게다가 한진해운 사태 이후 국내 해운사의 평판(reputation)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고용선료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5일 정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의 통합 방안을 내놨다. 이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정기선 부문의 경우 통합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도 금융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정부가 해운업을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컨테이너 선사들의 어려움을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공급 과잉은 정부 대책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평판 훼손은 단기간에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적선사들은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A급 발행사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컨테이너 업황이 급격하게 꺾이면서 2016년에는 디폴트(Default) 단계까지 추락했다. 한진해운은 청산됐고 현대상선은 수혈을 받으면서 살아났다. 지난해 한국신용평가에 기업신용평가(ICR)를 요청한 현대상선은 BB(안정적) 등급을 받아 투기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근해인 아시아 위주로 영업을 진행하는 흥아해운은 이번에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해운업체 신용등급

◇ 돈 잘버는 벌크선사, BDI 회복세에 신용도 안정적

컨테이너와 달라 벌크선사들은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팬오션과 에이치라인은 A-(안정적) 등급을 평정받고 있고 폴라리스쉬핑은 BBB+(안정적)다. 에이치라인과 폴라리스쉬핑은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데 상장에 성공할 경우 자본시장 접근성을 인정받아 신용도는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BDI는 최저 291까지 떨어질 정도로 업황이 악화됐다. 글로벌 벌크선사들은 업황 악화에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BDI는 회복되기 시작했고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25일 1077을 기록했다. 벌크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발주 실적이 저조하고 환경 규제로 폐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급 과잉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BDI

뛰어난 체력을 보유한 국내 벌크선사들은 신용도 면에서도 매력적이다. 팬오션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덜어냈고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에이치라인은 옛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부를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회사다. 벌크선 뿐만 아니라 LNG선까지 운영해 현금창출력이 뛰어나다. 폴라리스쉬핑은 금융위기 전부터 안정적인 장기계약 위주로 벌크선 사업을 운영하면서 업황 부침에 흔들리지 않았다.

이들은 공모채 시장에서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팬오션은 법정관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15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에이치라인은 아직까지 회사채 발행 실적이 없지만 차입금 만기 장기화를 위해 회사채 시장을 찾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BBB급인 폴라리스쉬핑은 하이일드펀드를 대상으로 꾸준히 회사채를 공급하고 있다.

벌크선사인 대한해운은 이들과는 달리 '부정적' 등급 전망이 달려 있다. 벌크선 부문에서는 꾸준히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SM상선을 통해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노선을 인수하면서 계열 지원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다. SM상선과 우방건설산업을 합병하는 등 계열 전이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신평사들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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