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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채용절차 모범규준 '속앓이' 지역특성·인재풀 한계 반영 미미, 채용절차 되레 경직화 우려

김선규 기자공개 2018-06-05 14:17:48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4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두고 지방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은행은 모범규준을 도입할 경우 신규 채용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모범규준은 일종의 권고사항이지만,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은행권 채용 관행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모범규준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4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과 채용관행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은행연합회 중심으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 중인데 이 모범규준이 공정한 채용문화 정착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다른 금융권에도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이 언급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은행 인사 실무진이 참여한 가운데 마련 중이다. 지난 5월 모범규준 초안 작성을 마무리한 은행연합회는 관련 내용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모범규준 주요 내용은 필기시험 도입, 서류전형 외부기관 위탁, 블라인드 면접, 추천 폐지, 우대조항 일괄조정 등이다. 일부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부터 모범규준에 따라 채용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은 모범규준을 두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6개 지방은행 인사 실무진들도 모범규준 마련에 참여했지만, 지방은행이 처한 상황과 여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은 역량 있는 인재 확보가 쉽지 않다"며 "지방이라는 지역적 한계와 지역색이 짙은 영업적 특성 때문에 시중은행과 동일선상에서 신규 채용을 진행할 경우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은 수도권 출신 인재들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권 대학 졸업자들은 지방 근무를 꺼려할 뿐만 아니라 경력을 쌓은 이후 서울권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업 특성상 특정 지역을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방 출신 인재를 선호했지만, 모범규준을 따를 경우 이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는 "신규로 채용하더라도 2~3년 안에 서울 회사로 옮기거나 이직을 고려하는 행원들이 많다"며 "이직은 개인적인 선택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 공백이나 인사문제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범규준은 일종의 권고사항이지만,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았을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 수장들이 모범규준을 언급하고 있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는 필수"라며 "하지만 각 은행별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적용할 경우 경직된 채용 절차와 자율성 확보 등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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