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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를 통해 배우는 국제금융 '브렉시트와 신국제금융질서'-영국 EU이탈과 미래의 이해- 출간

더벨 공개 2018-06-11 11:09:04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1일 11: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 과거를 현재의 시각에서 읽어내야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현재에 말을 걸고 있다.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고, 좀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시계추를 1992년 9월16일로 돌렸다. 당시 노먼 라몬트 영국 재무장관은 깜짝 선언을 한다. 영국의 ERM 회원자격 중단을 알린 것이다. ERM은 유럽통화시스템(EMS: the European Monetary System) 회원국들의 환율을 묶어 고정하기로 한 합의였는데 영국이 여기에서 탈퇴를 알린 것이다. 24년 후인 지난 2016년 6월23일 영국 국민이 선택한 브렉시트(Brexit)로 26년전 영국 재무장관의 결정은 다시 반복된다.

신간 '브렉시트와 신국제금융질서(윌리엄 키건 등, 뉴스1 발간)<사진>는 영국의 ERM 탈퇴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20세기 말 브렉시트' 블랙 웬즈데이(Black Wensday)에 관한 한 편의 외교.정치적 드라마를 촘촘히 서술하고 있다.
브렉시트와 신국제금융질서


책은 1992년 9월11~16일 동안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추적한다. 6일 동안 영국이 외환보유액을 거의 모두 상실하는 과정이 마치 지금 눈 앞에 고스란이 재연되는 듯 묘사된다. 영국의 ERM 탈퇴는 피할 수 없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영국과 유럽대륙간 갈등의 역사는 유례가 깊다. 16세기 영국 왕 헨리 8세는 아들을 낳지못한다는 이유로 캐서린 왕비와 이혼하고 왕비의 시종이었던 앤 블린과 재혼했다. 이 과정에서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은 로마 가톨릭의 반발은 영국 성공회의 탄생을 불러온다. 역설적이게도 이 결정은 금융중심지 '런던'의 출발을 알리는 사건이 됐다. 이자를 받지 못하는 중세의 유럽 가톨릭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금융서비스의 중심지로 런던이 만개하는 시작점이 된다.

칸드와 헤겔 관념론의 중심 독일. 양차 세계 대전의 화마가 남긴 쓰라린 역사의 과오를 중단하기 위해 유럽은 하나라는 명제에 집착한다. 현실과 이상은 어긋날 수 밖에 없다. 그 괴리를 줄여나가는 것에 한 공동체의 정치 역량의 존재 근거가 있다. 유럽 통합의 길은 고정환율을 통한 불확실성 제거와 유럽 국가들 간 교역의 촉진을 목표로 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환율을 고정하려면 각국의 통화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도 일치해야한다. 그러나 통합을 구성하는 개별은 달랐다. 경제 수준의 편차는 컸다. 영국의 ERM탈퇴는 어쩌면 불가피한, 피할 수 없는 선택지였다. 통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낸 독일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인상 정책을 펼치고 있었지만 같은 시기 영국과 이탈리아는 경기침체로 금리를 내리는 완화적 정책이 필요했다.

유럽 국가간의 금리격차는 벌어지고 자금은 고금리의 독일로 몰렸다. 영국은 빠져나가는 자금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했지만 가계의 이자부담과 경기 침체 우려에 발목이 잡혀 이 카드를 쓸 수 없었다.결국 환율을 조정해야했지만 ERM에 묶여 이 정책도 쓸 없었다. 결론은 ERM탈퇴 하나 밖에 없었다. 조지 소로스를 포함한 투기적 세력들은 이 ‘거대한 빈틈'을 파고 들었다.

이 사건은 통독 이후 유럽에서 나타난 대대적인 변화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전조이기도 했다. 영국의 ERM 탈퇴로 인해 보수 진영의 유럽 회의론에 힘이 실렸다. 이를 통해 영국은 유럽에서 이탈하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결국 이는 2016년 EU 탈퇴 국민투표로 귀결됐다.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가 대표한 독일 당국으로부터 당한 영국의 치욕은 과거 유럽과 갈등한 기억을 되살려냈다.당시의 비밀문서, 유럽 전역에서 수집한 목격담, 풍부한 분석 등을 토대로 세 명의 통화 및 경제 전문가들은 전후 유럽 협력에서 일어난 최악의 순간을 연대기로 정리했다.

또 책은 26년 전 브렉시트의 잉태와 그 전개 과정을 통해 향후 유럽연합(EU)이 정치·경제적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전망한다. EU와 같은 거대 경제 공동체의 미래를 통해 글로벌 경제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모색하는데 유용한 포인트를 알려준다. (윌리엄 키건·데이비드 미시·리처드 로버츠 지음, 뉴스1 국제부 국제경제팀 옮김, 328쪽, 2만5000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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