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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산업 3세 승계 출발선 '계열분리' [격변기 중견 철강사]③동국제강그룹서 독립, 지분매입·고속승진에 '소유·경영' 일원화

심희진 기자공개 2018-06-15 08:23:06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2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상건 회장은 장남인 장세희 부회장에게 동국산업 경영권을 물려주기에 앞서 동국제강과 계열분리 수순을 밟았다. 핵심 계열사인 동국산업에 30여명의 친인척 지분이 혼재돼 있던 점이 승계 작업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오너 3세인 장 부회장은 부친의 든든한 지원과 수차례에 걸친 지분매집 등을 통해 동국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다졌다.

장상건 회장은 고 장경호 동국제강그룹 창업주의 5남이다. 1958년 동국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하고 2년 뒤 동국제강에 감사로 입사했다. 1975년 6월 동국산업으로 적을 옮긴 장 회장은 같은 해 9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30여년간 냉연특수강 제조·판매 외길을 걸어왔다.

장 회장이 이끈 동국산업이 큰 변화를 맞은 건 2000년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동국산업은 30여명의 친인척이 지분 100%를 나눠가진 구조였다. 당시에도 최대주주는 장 회장(18%)이었지만 형인 장상태 동국제강 회장(15.26%) 및 동생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15.12%)과의 지분율 격차가 3%포인트도 채 나지 않았다.

장 회장은 안정적인 3세 승계를 위해 계열분리를 추진했다. 변곡점은 2000년 4월 장상태 회장의 별세로 동국제강의 경영권이 오너 3세인 장세주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마련됐다. 그해 장상돈 회장과 그의 자녀인 세일·세현·세홍 등 20여명의 친인척들은 동국산업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반대로 장 회장과 아내인 김명자씨, 장남인 장세희 부회장과 세 딸들은 모두 지분율을 높였다.

장 회장 직계가족의 지배력은 이듬해 실시한 주주우선공모 증자로 더욱 공고해졌다. 동국산업은 2001년 7월 총 22만주를 주당 5000원에 추가로 발행했다. 이로써 장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7.75%에서 37.42%로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장세희 부회장의 지분율이 5.84%에서 11.44%로 가장 크게 확대됐다. 김명자씨와 세 딸들의 지분율도 1~2%포인트씩 올랐다. 다만 증자와 더불어 일부 주식 매도로 장 회장의 지분율은 19.02%에서 17.07로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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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와 동시에 장 회장은 곧바로 3세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장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는 장세희 부회장이 일찌감치 낙점됐다. 1991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동국산업에 입사한 장 부회장은 2000년 이사회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장 부회장의 영향력은 2004년을 기점으로 대폭 확대됐다. 그해 정기 인사에서 장 부회장은 동국산업 경영관리본부장(전무)으로 승진했다. 이와 더불어 2003년 16.94%였던 지분율을 장내매수로 20.47%까지 끌어올렸다. 이로써 장 부회장은 부친(17.07%)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경영권 승계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장 부회장은 전무 직함을 단 지 2년만인 2006년 부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07년 10월 대표이사(사장)로 선임됐다. 이듬해 장 회장이 30여년간 몸담은 이사회에서 물러남에 따라 동국산업의 소유와 경영은 장 부회장에게로 일원화됐다.

3세 경영 체제가 안정화되자 장 부회장은 개인 자산 운용과 관련해 운신의 폭을 넓혔다. 지분 유동화가 대표적이다. 장 부회장은 2007년 동국산업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기록하자 보유주식 71만6074주(2.08%)를 매각해 총 94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동국산업을 온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지분 일부 처분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지난 3월말 기준 장 부회장의 개인 지분(26.91%)을 포함한 지배력은 49.50%에 달한다. 대표이사직도 여전히 장 부회장 몫이다. 오너일가 가운데 장 부회장의 여동생인 장혜원 부사장이 2010년부터 동국산업에 합류해 경영기획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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