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1(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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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교보증권 매각 '실익' 있을까 장부가 대비 매각 차익 수백억 수준 불과…종합 금융그룹 청사진이 우선

신수아 기자공개 2018-06-14 16:18:36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2일 17: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증권 매각설을 둘러싸고 잡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의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분 매각'을 '통상적'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교보생명의 답변이 단초가 됐다. 과연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지분을 매각해 거둘 수 있는 실익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 볼 때다.

우선 교보생명의 자본확충 계획 연장선상에서 자회사 매각을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보생명은 2018년 1분기 말 기준 교보증권의 지분 51.6%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설이 불거진 11일 종가는 1만1550원이으로,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교보증권의 시가총액은 약 4158억원이다. 단 하루만에 주가는 2.6%하락해 12일 종가 1만1250원을 기록했고,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시가총액은 4050억원이다.

상장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일정 거래일 동안의 주가 평균을 감안해 회사 가치를 환산한다. 즉 교보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증권 지분의 시가는 2040억원 수준이라는 계산이다. 이 시가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 50%를 감안하면 약 3060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난 1분기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원가법에 따라 교보증권의 지분가치를 2801억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원가법은 재고자산의 가치를 취득원가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쉽게 설명해 교보증권의 지분을 매입할 당시 2801억원이었다는 의미다.

취득원가 2801억원의 교보증권 지분을 약 3000억원에 매각하면 교보생명은 매각차익 약 200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10억달러(한화 약1조770억원)의 자본확충을 할 경우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약 30%p 제고된다. 이를 토대로 역산하면 교보생명의 RBC비율 1%p를 올리는데 필요한 자본금은 대략 300억원으로 이를 감안하면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매각해 얻을 수 있는 RBC비율 제고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높은 신용등급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영구채를 발행한 경험이 있는 교보생명이 종합금융사로 발돋음 하는데 필요한 자회사를 매각해 자본확충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5억달러(한화 5670억원)의 달러화 표시 신종자본증권(영구채)를 발행했고, 올해 추가로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뛰어든 상태다.

교보생명그룹_계통도_2018년1분기

수년째 줄다리기 중인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현재 교보생명의 지분 50% 이상을 코세어 코리아를 비롯해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약 10개의 FI가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당시 FI들에게 2015년 9월까지 상장을 약속했고, 상장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신창재 회장에게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별도로 맺었다.

그간 풋옵션 행사는 신 회장의 보유 자금 부족과 가격 산정 등을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대안으로 비춰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회사 매각을 통한 '적극적인' 자금 마련 행보는 해묵은 과제 해결에 대한 의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증권 매각으로 얻게되는 자금 많아야 수천억원, 이 마저도 신 회장의 바이백 자금으로 활용될 수 없는 구조"라며 "특히 과거 금호그룹이 풋백옵션을 둘러싸고 위기를 겪은 선례를 비추어 봤을 때, 30%가 넘는 지분을 되사는 일은 고려해야할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 회장은 교보증권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

'종합' 금융그룹을 꿈꾸는 교보생명이 증권 매각에 나설 유인이 적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앞선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한 때 우리은행의 인수 추진을 공식화할 만큼 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입장이었다"며 "이는 보험-증권-은행으로 이어지는 종합 금융그룹에 대한 청사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보사의 성장이 사실상 정체된 상황에서 시너지가 가능한 자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접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매각 가능성은 그룹의 전략에 따라 언제든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0여년전 한 차례 교보증권의 매각을 시도했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며 "현 시점에서도 가격적인 메리트가 (당시보다도)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교보증권의 주가는 한 때 주당 2만3000원을 기록했었다.

한편 교보생명은 12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지분의 지속 보유, 합작회사 추진 또는 지분 매각 등 교보증권의 발전 방안으로 고려 가능한 사항 전반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에서 검토중"이라며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2018년 7월 11일까지 재공시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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