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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재무개선약정 벗어날까 산은 주채무계열 평가 곧 결론, 정성평가 비중 확대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8-06-20 17:18:37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9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산업은행이 주채무계열 평가 과정에 비계량지표 항목 점수를 높이기로 하면서 대한항공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1년새 실적 및 재무 개선을 상당 수준까지 이뤘지만 오너 평판도 등 문제로 채권단 주채무계열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신규 자금 지원 중단설이 불거진 것도 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산업은행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내로 주채무계열 평가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채권은행의 주채무계열 평가 대상은 2017년 말 기준 계열사 신용공여액이 1조5166억원 이상인 기업이다. 산업은행의 이번 주채무계열 평가 대상 기업은 총 9개사로,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계열로서 해당 평가 대상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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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정량평가 항목만 놓고 보면 대한항공의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2016년에 비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부채비율이 가장 큰 약점이다. 2017년 말 별도기준 대한항공의 총 부채는 19조7509억원, 자본은 3조672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37.9%이다. 전년 말(1273.5%) 보다 절반 넘게 줄었지만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다. 주채무계열 평가 항목에서 부채비율 기준점은 200%이고 ±25% 별로 구간을 나눠 점수를 부여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대한항공의 주채무계열 부채비율 평가 점수는 최저점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주채무계열 정량평가의 또 다른 항목인 이자보상배율과 현금흐름, 유동성비율 등은 이 기간 크게 개선됐다. 또한 수익성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가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1조8028억원, 영업이익 95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4% 감소했다. 정작 순이익이 몰라볼 정도로 개선됐다. 이 기간 순이익은 907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타영업외수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한진그룹은 올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인 대한항공의 부실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지난 몇 년 동안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꾸준히 맺어왔다. 이를 맺게 되면 기본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편을 약정서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신규 여신 조달과 자유로운 기업 경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금감원이 채권은행에 주채무계열 평가시 정성평가 항목 점수 비중을 높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는 점이다. 특히 금감원은 경영진의 사회적 물의 야기와 시장질서 문란 행위를 주채무계열 정성평가 항목에 추가하라고 했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의 상습 폭행,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일명 '물컵 갑질'과 욕설 파문 등으로 최근 논란을 산 한진그룹이 해당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대한항공에 신규 자금 지원 중단을 검토 중이란 설이 최근 불거진 것도 이에 따른 여파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이 주채무계열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재차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게되면 시중은행으로부터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하나·우리·농협 등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들은 모두 "(대한항공의 신규 여신 지원 중단을)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오히려 대한항공이 여신 한도 증액이 가능한 재무 상태란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재무개선 여력과 실적을 볼 때 여신한도를 오히려 늘릴 수 있는 상태란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측도 "대한항공이 부채비율 외에는 (주채무계열 평가에서)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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