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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삼성증권, 문제는 조달 단기화" ELS·DLS 등 단기상품 확대...이벤트 발생시 상환 압박 불가피

민경문 기자공개 2018-06-20 10:41:2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9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디스(Moody's)가 삼성증권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주된 배경은 조달 단기화였다.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확대로 상환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는 것. 공격적 투자 성향을 유지하는 가운데 현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조달 만기를 좀 더 장기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무디스는 지난 15일 삼성증권의 외화표시 장기 및 단기 기업신용등급을 각각 'Baa1'과 'P-2'로 재확인했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모두 삼성증권에 대해 AA+(안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ELS 및 D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확대 등에 따른 자금조달구조 및 레버리지 약화가 반영됐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이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자기자본 대비 기업신용공여 규모가 커지면서 삼성증권의 자산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옥태종 무디스 연구원은 "무디스의 경우 ELS나 DLS와 같은 파생상품은 단기 자금 조달로 인식하고 있다"며 "ELS 만기는 3년짜리라도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이 이뤄지는 만큼 단기상품에 가깝다"고 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상관없지만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자금 압박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것.

특히 무디스는 삼성증권의 최근 공격적 투자 성향에 주목했다. 증권업계에서 '보수의 아이콘'이었던 삼성증권이었지만 작년부터 부동산 PF 등 위험 부담이 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발채무는 2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증권의 매도파생결합증권 잔액이 10조원을 훌쩍 넘긴 것(올해 3월 말 기준)도 이같은 투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의사결정으로 보인다.

옥 연구원은 "한국증권금융이 제공하는 신용공여의 경우 장기조달 방안으로 분류돼 유동성 리스크를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역할을 갖는다"며 "하지만 삼성증권의 증권금융 조달액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어음이나 RP 등도 단기조달이라는 점에서 신용도에 부정적인 조달 방안이라고 했다. 옥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ELS·DLS 보다는 증권금융, 장기채권, 자본확충 등으로 조달 만기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 증권사 중에 유독 삼성증권만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건 자체신용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의 자체신용도는 'Baa3'로 무디스가 등급을 보유한 다른 대형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의 자체신용도(Ba1)보다 한 노치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옥 연구원은 "계열 및 정부 지원 가능성에 따른 노치업(notch-up)수준은 증권사별로 차이가 난다"면서 "다만 확대되는 ELS, DLS 발행 잔량을 기준으로 잡을 경우 삼성증권의 자체신용도 수준이 다소 높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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