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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포스코 비난, 우회적 압박? 면피용? 최종면접자 선정 임박, '친여권 후보 힘싣기' 의혹 제기

심희진 기자공개 2018-06-21 08:15:02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0일 1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밟고 있는 포스코를 향해 연일 날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내부 인사들이 입맛에 맞는 인물을 차기 CEO(최고경영자)에 앉히기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선 수세에 몰린 여권이 우회적 압박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종면접자 선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친(親)여권 후보자가 사실상 배제되자 여당 인사들이 강도 높은 발언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지난 19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106차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차기 포스코 회장 선출 절차가 두 달째 진행 중"이라며 "그런데 회장 선출을 위해 구성된 'CEO승계카운슬'이 투명하지 못한 절차로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CEO승계카운슬은 회장 후보자 추천방식을 갑자기 바꾸고 후보자 정보도 일절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오준 회장이 후보자 선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권 원내부대표는 "회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포스코의 미래와 개혁을 국민 앞에 당당하게 제시하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정치권과 정부에 의한 외부 개입도 없어야 하지만 내부 짬짬이도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홍영표 원내대표도 권 원내부대표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포스코에 사장 선임 절차를 보면 소위 카운슬이라는 몇몇 사람들이 밀실에서 영향력을 미친다는 의혹이 있다"며 "국민의 기업을 이렇게 사유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여당의 날선 비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일 오전 권 원내부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정휘 바름정의경제연구소 대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과 함께 "포스코 CEO승계카운슬은 잠정 중단돼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부실 경영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포스코 사외이사들이 CEO승계카운슬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여당 의원들의 강도 높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이번 정부가 차기 회장으로 점찍어둔 인물이 유력 후보군에서 사실상 배제되자 판을 뒤엎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지 않고서야 CEO승계카운슬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갑자기 문제제기를 쏟아낼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권오준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 구성된 CEO승계카운슬은 19일 열리는 8차 회의에서 최종면접자 5인을 결정하는 것으로 활동을 마친다.

포스코 안팎에 따르면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김준식 전 포스코 사장이 대표적인 친여권 후보로 꼽힌다. 광주제일고등학교 출신의 김 전 사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동문이며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초등학교·중학교 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 최종면접자 선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CEO승계카운슬의 역할은 끝난다"며 "현 정부의 뜻대로 회장 후보가 추려지지 않을 것을 우려한 여당이 서둘러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에 대한 여당의 공격은 나중에 혹시라도 친여권 인사가 최후 1인으로 남았을 때 '정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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