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서울-춘천고속㈜, 영업이익률 62% 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수요 폭증…보조금도 지원받아
이상균 기자공개 2018-06-25 12:12: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1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도로운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시공사로 참여했던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수익성과 무관치 않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60%를 넘는 등 민자도로 중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양양고속도로 개통 효과가 컸다. 지난해에는 정부보조금을 400억원 이상 지원받으면서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영동고속도로 수요 흡수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수도권과 강원지역 및 동해안을 연결하기 위해 민간제안사업으로 건설된 최초의 고속도로다. 전국간선도로망계획(7X9)의 동서 2축으로 서울~춘천~동홍천~양양노선의 전반부에 해당한다. 총 연장 61.4km로 서울시 강동구 강일동에서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을 잇는다. 동홍천~양양고속도로와 화도~양평고속도로(제2외곽순환,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연결된다.
2004년 8월 공사를 시작해 2009년 8월 완공했다. 총 사업비는 1조 7320억원이며 이중 1조원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해 조달했다. 사업 추진을 위해 2002년 11월 설립한 시행사가 서울-춘천고속도로㈜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3238억원이다. 2009년 8월 개통한 이후부터 30년간 운영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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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춘천고속도로는 천안-논산고속도로와 함께 성공한 민자도로로 꼽히지만 운영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도로 이용률은 예나 지금이나 높았지만 1조원이 넘는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매년 최소 4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었지만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2009~2014년 6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된 당기순손실이 1199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결손금이 늘어나면서 설립 당시 3238억원이었던 자본 총계는 2014년 1928억원까지 줄어들었다.
2015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으면서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전환이 이뤄졌다.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양호한 현금흐름을 토대로 부채를 점차 갚아가면서 금융비용도 줄어드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났다. 1조원을 넘던 부채는 점차 줄어 지난해 7512억원이 됐다. 이중 대출 잔액은 6642억원이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1768억원으로 전년대비 35.3%나 늘어났다는 점이다. 영업이익도 11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2.4%에 달했다. 개통 초기를 제외하면 증가폭이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동홍천~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덩달아 서울-춘천고속도로 교통량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서울~춘천~동홍천~양양 노선이 완성되면서 서울과 동해안이 2시간대로 직접 연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영동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로 수요가 서울~춘천~양양 고속도로로 몰리고 있다"며 "서울-춘천고속도로는 목이 좋아 수요가 많았던 도로인데 연계도로 효과까지 발생하면서 날개를 단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 도로는 출발~종착지가 일시에 개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민자도로는 그럴 여력이 없다"며 "일단 일부 구간에서 민자도로를 우선 개통한 뒤 나중에 재정도로가 연결되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양양고속도로는 국가 재정으로 건설한 도로다.
◇지난해 475억원 지원받아
정부의 재정지원도 서울-춘천고속도로㈜의 경영 정상화에 큰 힘이 됐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국토교통부와 2004년 3월 실시협약, 2006년 1월 변경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실시협약 제49조에 따르면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운영개시일로부터 15년 동안(2009~2024년) 매사업연도의 실제통행료수입이 보장기준 통행료 수입에 미달하거나 환수기준 통행료수입을 초과하는 경우, 국토교통부로부터 부족분을 보장받거나 국토교통부에 초과분을 환수시켜야 한다.
다만, 국토교통부로부터 보장기준 통행료수입에 미달되는 부족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실제 통행료수입이 추정 통행료수입의 50%를 초과해야 한다. 보장기준 통행료 수입은 추정 통행료 수입의 60~80%, 환수기준 통행료 수입은 추정 통행료 수입의 120~140%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2010년 이후 매년 정부보조금을 지원받았다. 2012~2015년 정부보조금은 90억원 안팎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75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체 매출액에서 정부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6.8%까지 늘어났다. 통행료 수입이 예상치의 60~80%에 머물면서 정부보조금 지원 조건을 충족시킨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춘천고속도로 수요는 예상치의 90%를 상회한지가 오래됐다"며 "다만 과거 통행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어서 경차 할인을 적용하고 남양주 지역 주민들에게 통행료를 안 받으면서 통행료 수입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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