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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發 조선업 '빅2' 재편 가능할까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최근 발언, 현대·삼성重 행보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8-06-28 16:34: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7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최근 국내 조선업의 '빅2' 재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산업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우조선해양을 이끌고 있는 산업은행이 이에 대한 필요성을 꾸준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일정을 잡으면서 정 사장의 발언도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결론적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기대하기는 아직까지 이른 상황이란 분석이다. 조선업이 빅2 체제로 전환되려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가져가야 하지만 이들 조선사가 처한 현실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이달 11일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형태든 궁극적으로 세계 조선시황이나 중국과의 경쟁, 앞으로 한국 산업의 진로 등을 보면 빅2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저희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인수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표현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지난해 3월 비슷한 생각을 시장에 밝혔다. 지난 몇년 동안 조선업 전반이 위기상황을 겪자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형 조선사의 축소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조선업이 빅2 체제로 전환되면 저가 수주 출혈 경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은행은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다운사이징'을 선택했다. 2020년까지 부실 법인을 모두 정리하고 유형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부른 주범인 망갈리아 조선소와 미국 풍력발전소 사업체 드윈드(Dewind) 등을 매물로 내놨다.

생산능력 축소 역시 결정했다. 2015년 기준 연간 160만톤에 달했던 생산능력을 120만톤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무분별한 저가 수주를 피하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 연간 매출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지만 이익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산업은행의 이 같은 전략은 어느 정도 빛을 봤다.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과 약속한 자구안을 2년 만에 50% 가량 이행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약 6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산업은행과 약속했다. 2016년 말부터 올 3월 말까지 확보한 유동성은 약 3조원 규모. 금융자산 처분과 인력 감축, 도크 생산 합리화, 사옥 및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부터 자구안 이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팔 수 있을 만한 자산이 이제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매각이 진행 중인 망갈리아 조선소와 드윈드의 가격은 모두 합해도 1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구안 이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매물로 내놓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이기에는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다. 지배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안정화 절차 등을 단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몇 년 동안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부실하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5242억원, 순손실 340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지배구조 개선 등 절차를 한참 더 진행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일 만한 상황은 아닌 셈이다.

결론적으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매물로 내놓기 위해서는 대우조선해양의 '다운사이징' 이 보다 공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또한 국내 조선업을 '빅2'로 재편하려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서 사가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 같은 그림을 그려보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시점 등) 특별히 정해진 시점은 아직 없다"며 "다운사이징과 경영 안정화 등 과정을 보다 더 거친 후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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