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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세대교체, 정해진 답은 없다? 국내외 PE 파트너 늘리기·펀드쪼개기등 다양한 모델 시도

한희연 기자공개 2018-07-09 13:49:10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PE 운용사들 중 세대교체를 단행한 곳은 아직 없지만,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은 여러 하우스에서 이미 포착되기 시작했다. 각 사모펀드회사(PE)의 설립 방식과 규모 등이 천차만별이라 획일적인 '정답'은 없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권력이양 움직임이 국내외 PE에서 포착되고 있고 다양한 유형이 나타날 뿐이다.

지난해 7월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한국계 미국인인 조지프 배를 공동 사장 겸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스콧 너톨을 공동 COO로 각각 승진시키고 이사회에도 편입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KKR의 공동 창업자인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의 뒤를 이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KKR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해당 인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KKR의 크래비스와 로버츠는 이미 70대에 접어들었지만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는 채 회사 경영을 이어왔다. 여전히 두 창업자는 KKR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회장직을 계속 맡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신임 COO를 지명하면서 승계 수순이 시작됐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KKR에 이어 칼라일그룹도 올해 1월부터 한국계 미국인 이규성씨와 글렌 영킨이 공동 CEO를 맡고 있다. 칼라일의 창업자 3명은 모두 최고직에서 물러나 워싱턴 DC에서 이사회 활동에 참여한다. 68세의 나이로 공동 CEO를 맡았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과 윌리엄 콘웨이는 이사회 공동 회장을 71세의 대니얼 다니엘로 회장은 명예회장을 맡았다.

두 회사 모두 최고지도층에 후계자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승계구도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칼라일이나 KKR처럼 이미 재벌급 펀드를 차치하면 중견 펀드를 중심으로 승계 형태는 더욱 다양해진다. 특히 이미 창업자들끼리 지분 구분이 명확히 구분된 파트너십 형태로 운영되는 미국, 유럽, 호주 등의 중견 사모펀드들 중심으로 이런 모델은 다양하게 개발된다.

해외 사례에서 일부 회사는 전체 임직원 중 파트너가 2/3를 차지하는 구조를 가져가는 곳도 있다. 또 파트너에도 급을 둬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펀드 운용 사이즈가 커지면 자산 형태에 맞게 펀드를 구분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한다. 상장이나 인적 분할 등이 승계의 방법으로 이용되는 곳도 있다.

국내의 경우 MBK파트너스가 세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도이치뱅크 출신의 스티븐 러씨를 새로운 파트너로 영입했다. 펀드 운용 전략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기존에 집중했던 바이아웃 펀드에, 스페셜시츄에이션 투자 전략을 추가로 운용하기로 했다. 펀드의 덩치가 커지면서 전략의 다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커진 조직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운용 조직을 나눴다는 평가도 있다. 한중일 국적의 9명의 파트너 중 부재훈 대표가 스티븐 러 파트너와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를 맡기로 했다.

H&Q코리아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등도 국내 시장에서는 1세대로 여겨지는 PE다. 세대교체 이슈를 이제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않은 상태다. H&Q코리아는 이정진 대표가 60세이고. 이종원, 임유철 대표가 53세로 아직은 젊은 편이다. IMM의 경우에도 비교적 경영진이 젊어 세대교체 문제에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결국 어떤 형태의 승계의 됐든 이는 개개 회사의 특성에 맞게 각기 다른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투자를 받아 이를 운용하는 사모펀드업의 특성상 주요 투자자(LP)와의 관계와 하우스 성과 유지는 주요한 고려사항으로 꼽힌다는 평가다. 사기업의 승계 문제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으로, 주주 외 제3자가 간여할 여지가 없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PE와 같은 투자회사의 경우 내부 지배구조나 성과 배분 구조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에 따라 투자 스타일이나 운용 관리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 있어, LP들이 예민해 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이 아직은 젊은 편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음 세대로의 승계를 나름대로 고민하기 시작한 시점이 온 것 같다"며 "VIG파트너스처럼 변화를 꾀하는 1세대 PE들의 승계과정이 연착륙되야 시장의 전체적인 성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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