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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물량 6만 가구 육박 [금융위기 10년, 기로에 선 건설사①]지방 비중 80% 넘어…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추세

이상균 기자공개 2018-07-26 08:28:21

[편집자주]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08년 건설업계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건설사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수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건설사들은 10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더벨은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3일 10: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에 미분양 가구는 꾸준히 증가해 6만 가구 돌파를 앞두고 있다.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지만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미분양 물량의 80% 이상이 지방에 몰려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지방에서 시작된 위기가 수도권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 기계, 철강업의 불황이 지역 경기를 악화시키고 미분양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번 미분양 사태가 단순히 부동산 시장의 위기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2008년 미분양 16만 가구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미분양에서 촉발된다고 지적한다. 택지를 보유한 시행사는 분양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자금압박에 시달린다. 시행사들은 사업비의 90%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금융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자금난으로 시공사에게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기도 한다. 책임준공을 확약한 건설사들은 공사비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자기자본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준공 이후에도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진다.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준 금융기관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도 있다.

미분양 가구 수의 추이는 국내 부동산 경기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미분양 가구 집계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1년 12월이다. 당시 미분양 가구 수는 3만 1512가구였다. 2003년까지 3만에 머물던 미분양 가구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7년에는 처음으로 10만 가구를 넘었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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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16만 5599가구를 기록했다. 당시 한 가구당 가구원 수가 평균 4명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60만명 규모의 도시 하나가 텅텅 비어있는 셈이다. 미분양 10만 가구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이어졌다.

2010년부터 미분양 가구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와 겹친다. 2014년 미분양 가구 수는 4만 379가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는 5~6만 가구를 맴돌았다. 올해 5월 기준으로는 5만 9836가구로 지난해 12월 대비 소폭 늘어났다. 현재 추세라면 3년 만에 다시 미분양 6만 가구를 돌파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시장 위기, 지방 →수도권으로

미분양 가구 수 추이로만 보면 부동산 시장이 위기라는 지적이 실감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준공 후 미분양이 1만 2722가구 포함돼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전년대비 26.2%나 늘어난 수치다. 준공 후 미분양 가구는 미분양 기간이 최소 2년 이상 지속되면서 건설사와 시행사의 자금압박 기간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체 미분양 가구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월 80%를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5월에는 83.5%다. 지난해 12월(81.8%)과 비교해도 소폭 증가한 수치다.

눈여겨볼 점은 지방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이후 9년만이라는 점이다. 2007년과 2008년 지방 비중은 각각 86.9%와 83.7%로 80%를 웃돌았다. 반면 2010~2015년에는 50~60%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위기의 근원이 지방이라고 지목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서울부터 시작해 수도권을 거쳐 지방으로 확산됐지만, 가격 하락은 지방에서 시작해 가장 마지막에 서울에 도달한다"며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건설사가 아닌 지방 건설사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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