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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두마차 경영' 고속성장, 독립계 VC '우등생' [지배구조 분석]①'박성호·이장원' 상장 후 지배력 강화, 클럽딜 지양·해외진출 차별화

류 석 기자공개 2018-08-10 07:30:52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8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의 시작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중 증권사에서 기업금융 및 자산운용 실무 경험을 쌓은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업공개(IPO) 컨설팅 전문 업체 '에스아이피오(현 SV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에스아이피오는 상장 기업의 인수합병(M&A), 자금조달, 신규사업 발굴 등을 돕는 포스트 IPO 컨설팅에 강점을 보였던 업체다.

에스아이피오 시절 벤처기업들 투자 컨설팅 경험은 박 대표가 벤처투자 시장 진출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동안 컨설팅 경험을 활용해 투자자로서 벤처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메가스터디, 이상네트웍스, 팅크웨어 등이 에스아이피오 투자 컨설팅을 통해 성장한 업체들이다.

◇최대주주 지분매입 지속…상장 후 지배력 공고

2006년 박 대표는 자본금 70억원의 SV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벤처투자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설립 당시 사재 7억원과 에스아이피오 자금 11억 7000만원을 납입해 SV인베스트먼트의 사실상의 최대주주(지분율 26.7%)가 됐다. 에스아이피오는 박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었던 업체다. 또 IPO 컨설팅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메가스터디, 삼영무역, 하츠 등의 기업들이 자본금을 보태며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벤처투자의 미래를 내다본 박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0여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 대기업 등 든든한 모회사가 없는 독립계 벤처캐피탈로서는 가장 큰 규모의 벤처조합을 운용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의 벤처조합 운용 자산은 5259억원으로 국내 벤처캐피탈 중 10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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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는 국내 벤처캐피탈 중 11번째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 7000원을 기준으로 업계 선두권의 시가총액(186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펩트론, 엠플러스 등을 초기에 발굴하는 등 투자 역량에 대한 기관들이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설립 후 약 12년이 지난 현재 박성호 대표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상대적으로 박 대표 개인이 보유한 지분이 늘고 SV파트너스의 몫은은 줄었다. 박 대표가 그동안 수차례 진행한 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늘린데 따른 것이다. SV인베스트먼트의 납입 자본금은 설립 당시보다 43억원 늘어난 113억원이다.

박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437만 3490주(지분율 16.43%)를, 최대주주로 있는 SV파트너스(옛 에스아이피오)가 398만주(14.9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둘을 합한 박 대표 측의 지분율은 약 31.38% 수준이다. 임직원 등 특수관계인의 보유분을 더하면 전체 우호 지분율은 45.04%에 달한다.

창업 멤버 중 한 명인 이장원 대표도 2017년 보유 지분을 대거 늘리며 오너십을 강화했다. 2016년말까지 5만주(2.4%)의 주식을 확보하고 있던 이 대표는 2017년 3월 SV인베스트먼트의 신주 발행에 참여해 보유 지분을 17만주(7.5%)로 늘렸다. 현재 이 대표는 주식 170만주(6.39%)를 보유하고 있는 4대주주다.

◇'오너 경영' 성장 밑거름, 해외 벤처투자 본격화

이러한 강력한 오너십은 SV인베스트먼트의 고속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경영상 중요한 판단 과정에서 박 대표와 이 대표가 가진 오너십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과 타사와는 차별화되는 투자 전략을 세웠다. 클럽딜을 지양하고 2대주주 지위 확보 전략 등의 투자 철학을 철저하게 고수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다른 독립계 벤처캐피탈들과 달리 일찍이 해외 벤처투자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오너 경영진만이 할 수 있는 과감한 승부수 중 하나였다.

박 대표는 SV인베스트먼트 설립 초창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구상했다. 이 대표가 국내 사업을 총괄해준 덕분에 박 대표는 더욱 해외 사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동문으로서 오랜 시간 함께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박 대표는 첫 목표로 중국 시장을 바라봤다. 2014년 'SV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면서 중국 벤처투자 시장에 진출했다.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향후 해외 투자가 미래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SV인베스트먼트는 박 대표가 가진 중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 펀드 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SV 한·중 문화-ICT펀드', '한·중 바이오펀드' 등 중국 시장과 관련된 펀드들을 잇따라 출범시켰다. 2016년에는 상해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현지에서 '한·중 Co-GP 1호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중국을 넘어 미국 벤처투자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의 켄싱턴캐피탈벤처스와 손잡고 '켄싱턴-SV 이노베이션 펀드(Kensington-SV Global Innovations fund)' 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벤처투자의 해외VC외자유치펀드와 해외 민간 LP들로부터 약 4900만달러(543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최종 약정총액 1억달러로 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2020년에는 1억달러 규모 '한·미 Co-GP 2호'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벤처투자 시장 진출은 자본력이 풍부하지 않은 독립계 벤처캐피탈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SV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강력한 오너십을 갖고 있는 박 대표가 직접 나서면서 활발한 해외 벤처투자 시장 공략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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