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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익재단]공익사업 지출, 수익금의 60% 수준[농협재단]주식·채권 비중 확대 등 수익구조 다각화, 농협중앙회장 바뀌자 이사회 멤버도 교체

안경주 기자공개 2018-08-13 10:22:56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영리법인은 원칙적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없다. 다만 지속적인 고유목적사업(공익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만 수익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익사업 수익금의 대부분을 공익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재단은 매년 공익사업에 필요한 비용의 두 배 가량을 수익사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고유목적사업 자산(137억원) 보다 수익사업 자산(4280억원)이 30배 이상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영향 탓이다. 여기에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받고 있는 기부금(출연금)을 합하면 농협재단은 매년 수십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고 있다. 그 결과, 농협재단의 총자산 규모도 지난 13년간 4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재단은 농촌 지역사회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2004년 7월에 설립됐다. △농협 인재육성장학생 △농협장학관 △어린이 소망가꾸기 △농촌대학생 체험견학 △초록씨앗봉사단 등 장학사업 △농촌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농가 도움사업 △농촌다문화청소년캠프 등 복지사업을 목적사업으로 두고 있다.

농협재단 재무현황

◇금융자산 비중 81.7%, 주식·채권 등 투자자산 늘려

농협재단의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은 4418억원이다. 그 중 금융자산은 3608억원으로 81.7%를 차지하고 있다. 농협장학관 사업 등을 위해 매입한 건물 등을 제외한 대부분을 금융상품 등에 넣어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농협재단은 수익사업 자산 대부분을 정기예금 등에 투자해 매년 60억원 이상의 이자소득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정기예금 등 단기금융상품에 2798억원을 투자해 64억원의 이자수익이 발생했다.

부동산 임대사업도 농협재단의 주수익원이다. 농협재단은 부동산 임대로 80억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부동산 관리 등의 목적으로 40억원 가량의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매년 4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농협재단이 최근 수익구조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기예금 중심의 단기금융상품이 여전히 높은 투자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주식·채권 등 투자자산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재단의 투자자산 규모는 2015년 10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816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만기보유증권·매도가능증권 규모는 같은 기간 100억원에서 580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배당 수익도 덩달아 증가했다. 2015년 6억원 수준이던 배당수익은 지난해 29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익구조 다각화에 나선 이유는 저금리 기조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농협재단의 2015년과 2016년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각각 3390억원과 3326억원으로 큰 차이 없었다. 그러나 이자수익은 87억원과 64억원으로 20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다만 농협재단이 이처럼 수익사업 수익금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공익사업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금의 60% 가량만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고 있어서다.

농협재단의 지난해 수익사업 수익금은 174억원이다. 목적사업비와 일반관리비 등을 합한 고유목적사업 비용은 103억원으로, 수익금의 59.5%만 공익사업을 위해 지출한 셈이다. 수익금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은 2015년 51.4%, 2016년 62.1%였다. 물론 기본자산을 보존하고 투자수익으로만 공익사업을 활동할 수 있는 공익법인법의 기본 취지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년 들어오는 기부금은 고유목적사업을 위해 쓰지 못한 채 쌓아두고 있다. 예컨대 농협재단의 지난해 기부금 수입은 23억5810만원이다. 이 중 23억5782만원을 목적사업추진을 위한 기금조성 명목으로 적립했다.

농협재단 재무평가

◇재단 이사회, 농협중앙회 지배구조 닮은꼴

농협재단이 수익구조 다각화에 나선 시점은 2016년부터다. 장기금융상품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는 농협재단 이사회가 대거 교체된 시점과 맞물린다.

농협재단 이사장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6년 4월 농협중앙회장으로 취임한 것과 동시에 농협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리고 같은해 11월 농협재단에 8명의 새로운 이사들이 선임됐다.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 김흥복 전 인천중구청장, 이홍기 전 한국4-H협회장, 서병연 전남도곡농협조합장, 홍은수 경기남양농협조합장 등이다.

이는 농협중앙회와 유사하다. 농협중앙회 역시 신임 회장이 선임된 후 이사회 멤버를 새롭게 구성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에 우호적인 이사들로 채우는 것이다.

농협재단과 농협중앙회 이사회 구성도 비슷하다. 농협재단은 현직 조합장과 교수 등 외부 인사로 이사회를 꾸렸다. 농협중앙회 역시 조합장 이사들과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재단 역시 농협중앙회장 중심의 지배구조와 비슷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농협재단 이사회 멤버들의 재임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농협재단의 이사 가운데 2016년 이전에 선임된 인물은 없다. 김 회장을 포함한 13명의 농협재단 이사 가운데 2016년과 올해 각각 8명과 5명이 선임됐다. 이사들의 평균 재임기간이 2년도 안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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