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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공익재단]손태승의 땀 묻은 '더 큰 금융'의 초석[우리다문화장학재단]금융권 재단 최초 다문화가정 집중 지원

정미형 기자공개 2018-08-13 13:12:00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0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사들이 운영하는 공익재단 대부분은 은행장이 재단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재단은 은행과는 별도의 비영리법인이긴 하지만, 금융사 사회공헌 활동의 한 조각처럼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장에게 재단 이사장직은 큰 의미가 있다기보다 의례 주어지는 자리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태승 이사장(우리은행장)과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관계는 특별하다. 2012년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설립 당시 태스크포스(TF)팀을 진두지휘한 게 손 이사장이었다. 설립 준비부터 설립 후 재단의 운영까지 총괄했기에 재단에 대해 누구보다 높은 이해도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 손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선출되던 이사회 자리에서도 재단에 대한 관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설립 당시 재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직접 거론하며 여전히 꾸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특히 손 이사장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시키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다문화가정 인재양성 주력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2012년 1월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그룹 전 계열사가 공동으로 출연해 설립됐다. 재단의 핵심 키워드는 ‘다문화'다. 설립 당시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며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지만 이들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 없었던 데 착안했다. 우리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하고 사회적 책임을 완수한다는 취지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재단은 ‘장학'재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장학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문화 자녀들이 미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성장 지원해주는 것이다. 매년 고유목적사업비의 50% 이상을 장학 사업에 편성하고 약 400~500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한다. 2012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3340명에게 26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 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복지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연령별로 우리다문화어린이합창단과 다문화 펑소년 문화·예술교육인 ‘우리스쿨'을 운영하고 대학생 자녀에겐 정기 교류 활동과 학술연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사 공익재단답게 경제·금융교실을 통해 금융교육도 실천하고,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위한 합동결혼식인 ‘우리웨딩데이'도 6년째 지속하며 안정적인 정착을 기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음악이나 체육 등 재능을 살린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특기 장학생도 선발했다. 이들이 재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 훈련은 물론 자격증 취득과 대회 출전비용 등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장학금도 지원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관계자는 "초기 어려운 형편의 다문화 학생에 대한 학비 지원과 일회성 교육 위주의 지원이었다면 지금은 능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 주목하고 있다"며 "재단 사업 흐름의 변화는 다문화가정 증가와 인식 변화 등 사회적 요인뿐 아니라 이들과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문화재단_

◇목적사업 지속적 확대…은행 30억원 추가 출연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수익사업을 전혀 하지 않는다. 출연금 외 기부금도 받지 않는다. 수익사업의 수익성도 공익목적 수입 증가율(당해 고유목적사업 수입/전년 고유목적사업 수입)도 없는 이유다. 대신 재단 설립 당시 출연금인 200억원에 대한 이자수익으로 재단을 이끌어가고 있다.

순자산 중 몇 % 이상을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순자산 공익목적사업 사용비율[(고유목적사업필요경비/전년도순자산)*100]도 5.88%로 나오지만, 실질적으로는 2683%로 보는 게 맞다. 계산식에 나온 전년도순자산에 순자산총계 대신 이자수익의 원천이 되는 기본재산을 제외한 실질적 순자산(공익사업순자산)으로 계산할 때 나오는 수치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경우 특별한 수익사업 없이 기본재산을 제외한 자산을 털어 사용해왔기 때문에 공익사업 순자산이 적자인데다 지난해 고유목적사업을 확대해 수치가 솟구쳤다.

우리다문화1

실제로 2016년의 경우 전년도 이자수익 약 4억3000만원을 넘어선 7억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공익법과 주무관청인 서울특별시교육청 지침에 따라 결산기준 전년도 운용소득에 대비해 70% 이상을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크게 웃돈 규모다. 매년 평균적으로 5억원~7억원 안팎의 자금이 고유목적사업비로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추가 출연받은 자금을 더해 10억원 넘게 사용했다. 재단은 2016년 지속적인 금리하락으로 이자수익이 떨어지자 우리은행으로부터 3년간 매년 10억원씩의 추가 출연을 약속받은 바 있다.

한편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회는 이사장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이루어져있다. 정구영 전 검찰총장과 이종휘 전 우리은행 은행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대표이사 회장, 안병덕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이사를 맡고 있다. 감사는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와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두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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