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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오너 갑질'의 나비효과 [thebell note]

노아름 기자공개 2018-08-20 08:24: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드(THAAD) 배치 후폭풍, 인천공항발(發) 임대료 타격으로 바람 잘 날 없었던 면세업계가 최근 들썩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불합리와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혁신"이라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숙원사업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면세업은 각종 제약으로 인해 사업 보폭을 넓히기 어려운 시장으로 손꼽힌다. 입국장 면세점 미도입 또한 업계가 느껴왔던 '손톱 밑 가시' 중 하나다. 국회에서 법안 개정이 통과되지 않아 인천공항은 18년째 면세점 부지만 확보해두고 실제 입국장 면세점 운영에는 나서지 못했다.

가시를 뽑아낼 수 없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면세업계는 항공사와 국토부의 공고한 유대관계를 지적한다. 혈연과 인맥으로 이어진 주무부처와 유관 사업자의 연결고리가 단단해 면세업계의 숙원사업이 수년째 후순위로 밀렸다고 바라본다. 항공사 대관 라인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기내면세품 판매로 인한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쌈짓돈 치고는 매출 규모도 상당하다. 유통업계는 양대 국적항공사의 기내면세점 연매출이 3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한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수입이 쏠쏠하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서비스수입(기내면세품 판매액 포함)은 전년대비 104.5% 증가했다. 세계 130여개 공항에서 글로벌 면세업체가 입국장 사업장을 운영해오는 동안 국내서는 항공사가 어부지리 수익을 거둬온 것이다.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수수방관했던 면세업계와 공항공사는 최근 변화기를 맞이했다. 항공사 오너로부터 촉발된 경영 리스크가 면세업계에 나비효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기내면세점이 항공사의 용돈벌이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알려지며 부정적 여론이 일었고, 이에 따라 입국장 면세점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한동안 기내면세점 판매수익이 결국 항공사 오너의 뒷주머니로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퍼졌다"며 "같은 시기 인천공항공사가 주축이 돼 입국장 면세점 도입 당위성을 설득하는 작업이 이어졌다"라고 입을 모았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여겼지만 상황이 며칠새 급변하자 공사를 중심으로 적극적 움직임이 일었다는 설명이다.

입국장 면세점의 기대수익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한동안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만 대통령 지시에 화답했지만 향후 김포·김해·제주 등 7곳의 국제공항(운영사 한국공항공사)에 입국장 면세점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입국장 면세점이 향후 이해관계자가 만족할만한 모델로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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