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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M&A]신한금융, 손보사 아닌 생보사 택한 이유규모의 경제 이끌 적당한 매물…자산 건전성 제고도 눈길

신수아 기자/ 김선규 기자공개 2018-08-21 17:05:48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의 M&A가 가시화되며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른 신한금융지주의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특히 이미 생보사를 보유한 신한금융지주가 또 다시 생보사 인수에 뛰어든 이유가 눈길을 끈다.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금융)는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신한캐피탈·신한BNPP자산운용·신한저축은행 등 14개의 자회사와 국내외에 총 19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총 자산은 453조2820억원이다. 지주 산하에 생명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나, 손해보험사는 가지고 있지 않다.

관련업계는 당초 신한금융이 종합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내외 손보 매물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예상했다. 일찌감치 신한금융이 ING생명의 후보로 거론됐으나 진척이 없자 이 같은 주장엔 힘이 실렸다. KB손보(옛 LIG손보) 인수를 통해 1등 금융그룹으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KB금융그룹의 선례도 부각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 대비 손보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는 상황에서 생보사 추가 인수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분위기"라며 "그러나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손보회사는 인수 매력도가 높지 않아 ING생명 인수를 통해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다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상반기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의 총 자산은 453조2820억원, 같은 기간 KB금융지주의 총 자산은 463조3374억원이다. KB금융이 10조원 가량 앞선다. 단순 계산해 30조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ING생명을 신한금융이 인수한다면 자산 규모 측면에서 금융그룹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신한생명의 입지도 달라진다. 신한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과 수입보험료는 각각 29조7254억원, 5조2100억원으로 업계 7위권 수준이다. ING생명의 총자산(31조4554억원)과 수입보험료(2조1133억원) 규모를 합산하면 단번에 총 자산은 60조원, 수입보험료는 9조원의 대형 생보사로 거듭난다. 현재 빅3로 꼽히는 삼성·교보·한화를 이어 4위권으로 꼽히는 농협생명의 자산규모가 63조7030억원이다.

그러나 단순히 순위 경쟁을 위해 2조원이 넘는 비용을 쏟아부었다고 해석하기엔 역부족이다. 일각에선 생보업권이 직면한 자본확충 이슈와 맞물려 살펴볼 필요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유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입지 강화와 동시에 보험업권을 둘러싼 제도 변경을 대비하는 우회적인 방법"이라며 "자본 확충과 장기채 중심의 운용전략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하는 신한생명이 이 분야 장점을 가진 ING생명을 통해 자산 건전성도 제고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75.4%, 지난 1분기말 기준 174.27%를 각각 기록하며 하락 곡선을 그려왔다. 2015년말 기준 신한생명의 RBC비율이 204.2%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약 30%포인트가 줄어든 셈이다. 최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며 건전성 지표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하지만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최대 수조원의 자본 확충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반면 ING생명은 K-ICS가 도입돼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대표적인 보험사다. 지난해 500%대의 RBC비율을 유지한 국내 유일의 보험사였다.

특히 ING생명은 최근 K-ICS도입에 따른 계량영향평가를 진행했다. 지급여력비율은 K-ICS기준으로 20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면 다수의 생보사가 100%를 넘지 못한다.

일찌감치 유럽기준에 맞춰 장기 채권 중심으로 자산 듀레이션 관리를 해왔기에 가능했다.

앞선 관계자는 "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되면 금리리스크가 커진다"며 "이때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갭(차이, Gap)이 클수록 리스크 값은 커지는데, 갭 축소를 위해 보험사들은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객에게 이미 판매한 보험을 부채로 계상하는 만큼 부채 듀레이션을 조절하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보험사가 직접 운용하는 자산을 관리해 듀레이션 조절에 나서야한다. 최근 보험사들이 앞다투어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뛰어들고 있으나 투자할 장기채가 부족한 상황이다.

SK증권에 따르면 ING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은 2016년 말 기준 8.9년, 2017년 말 기준 9.8년, 지난 상반기말 기준 10년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생명 2018년 기준 자산 듀레이션은 7.05년에 불과하다. ING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은 1위사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월말 기준 신한생명의 운용자산은 25조8188억원, ING생명의 운용자산은 24조7498억원으로 합병시 자산 듀레이션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ING생명의 탄탄한 설계사(FC)조직도 눈길을 끌었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은 초기 종신보험을 개척하며 전문직군 중심으로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한 설계사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며 "보장성보험이 생보사의 성장성을 좌우할 시점에서 ING생명이 보유한 설계사 조직의 노하우는 매력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신한생명은 금융지주계열 생보사 중 비교적 전속설계사 조직이 탄탄하나 주요 대형사와 견주기는 힘들었다. 신한생명과 ING생명 전속 조직을 합치면 약 1만2000명 이상의 전속설계사를 확보할 수 있다. 1만8000명 내외인 2위권 생보사와의 격차도 좁힐 수 있다는 기대다.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방카슈량스 채널의 공백을 채워줄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추진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따라 기존 사업포트폴리오에 있는 생명보험을 더욱 크게 키우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며 "생보산업의 사업적 안정성이 더욱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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