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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화약제조, 엔진개발 부담에 수익성 '빨간불' ㈜한화, '천무' 양산에 선전…한화에어로, 중장기 성장 가능성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20 09:24: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모태사업인 화약제조 부문이 지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제반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오랜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영상보안장비 사업도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올해 역시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화약제조 부문은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 반등을 이뤄낼 방침이다.

한화그룹 화약제조 부문은 산업화약뿐 아니라 방산품, 산업·공작기계, 항공엔진, 에너지 장비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로는 ㈜한화 제조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지상방산, 한화디펜스 등이 있다.

201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화약제조 부문의 매출은 4000억~5000억원대였다. 2016년 상반기 2조원을 돌파한 이래 2017년 상반기 2조9589억원, 지난 상반기 2조9835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화약제조 부문의 덩치가 급격히 커진 데엔 활발한 인수합병(M&A)이 영향을 미쳤다. 2015년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시스템)과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를, 두산그룹으로부터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사들였다. 인수 당시 삼성테크윈은 연간 2조6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우량 방산업체였다. 삼성탈레스와 두산DST의 연평균 매출도 6000억~7000억원에 달했다.

덕분에 2010년대 초반 5조원대였던 화약제조 부문의 자산총액은 최근 3년새 13조원으로 2배이상 불어났다. 같은 기간 연매출도 1조원대에서 7조원으로 늘어났다. 총 7개 사업부 가운데 꼴찌였던 매출 기여도도 단숨에 2위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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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수익성이다. 매년 커지는 외형과 달리 영업이익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난 상반기 화약제조 부문의 영업이익은 1178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21.4% 줄어든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도 감소 추세다. 2015년 1600억원가량이었던 영업이익이 계열사 편입으로 이듬해 3500억원대까지 2배 이상 늘었지만 2017년 3100억원대로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010년대 초반 10%안팎에서 지난 상반기 4%까지 떨어졌다.

그룹 방위사업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회사들의 부진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그룹 편입 직후인 2016년 1500억원이 넘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830억원으로 줄더니 올해 적자전환했다.

항공기 엔진사업 관련 비용이 늘어난 것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에 들어가는 가스터빈엔진 및 부품을 생산해 방위사업청, 제네럴일렉트릭(GE) 등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개별기준 매출액 4553억원, 영업손실 400억원을 기록했다.

프랫앤휘트티(P&W)와 함께 추진 중인 국제공동개발사업(RSP)에 450억원을 투입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P&W와 기어드터보(GTF)엔진 RSP 계약을 맺었다. RSP란 개발·양산·애프터마켓(after market)까지 참여 지분만큼 사업 위험을 공동 부담하는 대신 부품 독점 공급권을 보장받는 프로그램이다. 제품 공급기간이 40년에 달하기 때문에 RSP 비용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500억원에 이어 올해도 800억~90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RSP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진 것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RSP 비용 증가는 역설적으로 GTF엔진 판매호조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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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인 한화테크윈도 고민거리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CCTV 등 영상보안감시장비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한화테크윈을 설립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212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2015년 14만원을 웃돌았던 CCTV 판매가격이 12만원대까지 떨어진 탓이다.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등을 맡고 있는 한화시스템은 회계기준(IFRS15)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핵심사업인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의 매출인식 기준이 진행률에서 인도 기준으로 바뀌면서 올초 90억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했다.

압축기, 발전기 등을 제조하는 한화파워시스템 역시 1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수주 감소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425억원 규모였던 수주잔고는 지난 6월말 300억원으로 3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공장 가동률도 90%에서 80%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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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화의 제조부문은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 상반기 ㈜한화 제조부문의 매출액은 1조2529억원, 영업이익은 14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7%, 영업이익은 20%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3년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산업용 화약의 원재료인 암모니아 가격이 하락한 것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30㎜급 다련장 로켓인 '천무'가 2차 양산에 돌입한 것도 주효했다. 천무는 표적의 성질에 따라 다양한 탄종을 사용하는 육군 화력무기체계다. 위성항법안테나와 항법유도장치가 유도부에 탑재돼 있어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한화그룹 화약제조부문은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수익 반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특히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한화테크윈의 경우 베트남 등 신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칩마운터를 제조·판매하는 한화정밀기계와 한화파워시스템 등은 중화권 업체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신규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의 경우 최근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원가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화시스템은 한화S&C와의 합병 덕분에 3분기부터 이익 증가가 보장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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