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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캐피탈, 반도체 불황 우려에도 하이닉스 지분 늘려 5조원 투입해 추가 물량 확보, '호황 지속' 판단한 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8-09-06 08:08:56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5일 1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3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더캐피탈그룹(The Capital Group Companies)이 SK하이닉스 지분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렸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더캐피탈그룹은 오히려 SK하이닉스 지분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일 더캐피탈그룹과 특수관계자들(이하 더캐피탈그룹)이 5.05% 지분을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더캐피탈그룹 지분 보유량이 5%를 넘어서면서 보고의무사항이 발생해 이뤄진 공시다.

더캐피탈그룹은 지난달 29일 SK하이닉스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캐피탈그룹이 이날 매집한 주식만 7215만1274주에 달한다. 매입가는 약 5조9555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캐피탈그룹의 SK하이닉스 지분 투자 확대는 글로벌 IB은행들의 전망과는 결을 달리한다. 글로벌 굴지 IB들 다수가 지난 5년 동안 소위 '슈퍼호황'을 맞이했던 반도체 시장이 내년부터 업황 부진에 시달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전방산업이 정체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주요 품목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호황이 끝날 것이란 관측 근거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최근 내놨다. 고정거래가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현물가는 이미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D램의 8월 평균 현물가는 7달러대로 1월 9달러대보다 크게 떨어졌다.

정작 글로벌 굴지 반도체 회사들은 대규모 증설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증설에 올해 30조원, 향후 3년간 1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5조원을 기존 공장 라인 증설 대금으로 투자하고 2020년까지 3조5000억원을 들여 이천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마이크론과 인텔 등도 대규모 증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체들이 앞다퉈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건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 호황을 이끌었던 PC와 스마트폰 부문의 정체기 돌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향후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가 추가적인 수요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더캐피탈그룹이 SK하이닉스 지분 보유량을 대거 늘린 것도 이 같은 판단을 근거로 했을 것이란 평가다.

한편 더캐피탈그룹은 국내에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하나금융지주 등 지분을 5% 이상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삼성전자 지분도 5% 이상 들고 있었지만 지난해 지분을 일부 매도하고 지분율이 4%대까지 떨어졌다. 더캐피탈그룹은 삼성전자 지분 공시 대상에선 제외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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