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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 '생보사 M&A' 원점 재검토 표준화된 포트폴리오 탈피, 성장전략 변화 예고…당분간 동남아지역 집중할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8-09-11 08:30:49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0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은 오렌지라이프(전 ING생명) 인수를 앞둔 신한금융그룹과의 리딩뱅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생보사 인수를 검토해왔지만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사 M&A의 필요성에 대한 윤종규 회장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다.

10일 복수의 K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윤 회장은 생보사 인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은 생보사 인수가 필요한지 원점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앞두고 있지만 (KB금융은) 당분간 보험사 인수경쟁에 뛰어들 계획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발언은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위한 SPA 체결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KB금융의 성장 전략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회장은 그동안 오버페이(과도한 지출)를 경계하면서도 경쟁력이 취약한 생보사 부문을 키우기 위해 M&A의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연임이 확정된 뒤 "생명보험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KB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선 영향도 컸다. KB금융은 두 계열사가 호실적을 내면서 리딩뱅크 자리에 오를 수 있었으나 계열 보험사인 KB생명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도 종합금융그룹 강화를 위한 KB금융의 마지막 퍼즐로 생보사 M&A를 꼽아왔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은 있지만 모든 금융그룹이 비슷한 성장전략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는 게 윤 회장의 생각"이라며 "모든 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가 표준화될 필요가 없는 만큼 다양한 성장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B금융 내부에서도 윤 회장의 이런 입장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각 금융그룹별 역량이 다른 상황에서 틀에 박힌 성장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다른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M&A 전략은 환경변화 등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선 정해진 공식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KB금융이 정해진 틀 속에서 전략을 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자본확충 등을 고려할 때 생보사 인수에 당장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싼 가격에 여러 매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이 최근 해외진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KB금융 계열사인 KB자산운용은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에 현지법인 '상하이 카이보 상무자문 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이어 KB자산운용이 두 번째로 개설한 해외법인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KB국민카드는 지난 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자동차·오토바이 생산업체 LVMC홀딩스(옛 코라오홀딩스)와 공동 인수한 'KB대한특수은행'의 출범식을 갖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최근 해외, 특히 동남아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리딩 금융그룹을 둘러싼 윤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리턴매치가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KB금융이 생보사 인수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동양생명 등 시장에서 매각 후보로 거론되는 매물들이 있어 언제라도 KB금융이 M&A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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