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중국전략 재정비 나선 현대차, 토요타와 닮은꼴? 조직·인사 확대 개편, SUV 공략…토요타도 두달전 中·아시아본부 격상

방글아 기자공개 2018-09-12 08:37:39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1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드사태 등의 여파로 어닝 쇼크를 경험한 현대자동차가 최근 권문식 부회장을 신설 보직인 중국전략담당에 발령하고, 2014년 물러난 중국통 설영흥 고문을 재등판시키는 등 중국시장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달 전 중국본부를 중국·아시아본부로 격상하고 중국을 아시아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일본 토요타의 움직임이 현대차의 일련의 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 중국 시장 특화 직책인 '중국상품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을 발령냈다. 권 본부장은 현대차의 미등기 부회장 4명 중 1명으로, 현대기아차의 설계 등 연구개발과 원가 등을 총괄해 왔다.

권 부회장의 보임에 따라 중국상품전략 총괄 역은 종전 부사장급에서 격상됐다. 지난해 8월 신설된 중국제품개발본부는 정락 부사장이 총괄해 왔다. 이번 인사로 권 부회장과 정 부사장이 함께 중국 핀포인트 상품을 챙긴다.

4년 전 중국사업총괄 부회장 직에서 물러난 설영흥 고문도 최근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설 고문은 지난 3일 현대차가 중국 상용차 사업 확대를 예고한 사천현대-사천성에너지투자그룹 전략합작협의서 조인식에서 파트너로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 고문은 이날 조인식에 참가해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현대차는 아울러 실험적인 SUV 모델을 중국 시장에 다양하게 선보이며 판매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4월 엔씨노(한국명 코나) 출시에 이어 최근 중국 전용 해치백 SUV 모델 이씽(逸行)을 내놓았다. 앞으로는 전기차 출시를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행보에는 중국 시장 직접 경쟁 상대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된 중국에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베이징현대
베이징현대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진행 중인 SUV 프로모션 행사./출처: 베이징현대

토요타는 지난 6월 중국본부를 중국·아시아본부로 승격했다. 또 신설 본부에 우에다 타츠 전무를 본부장으로 발령냈다. 종전 각각 중국본부장, 중국부본부장을 맡고 있던 고바야시 히로시 전무와 시바카와 하야토 상무는 총괄 자격으로 우에다 전무를 보좌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토요타 생산 방식(TPS)과 원가 절감, 최대 중점 지역인 중국에서의 노력 강화를 인사 배경으로 들었다.

앞선 4월에는 2020년까지 전기차 10종의 중국 출시를 목표로, 2019년부터 코롤라와 레빈 하이브리드 차량(PHV)의 중국 현지 생산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내연기관 규제인 '더블 마일리지 포인트' 제도에 부합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 첫 양산형 하이브리드 차량(프리우스)을 선보인 토요타가 중국 정부의 규제에 응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스즈키의 경우 지난 4일 중국 철수를 확정지었다. 중국 합작법인 충칭창안스즈키의 지분(50%) 전량을 합작 상대인 충칭장안기차에 넘겼다. 이에 따라 스즈키는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충칭장안기차로부터 스즈키 모델 생산·판매에 따른 라이선스 수수료만 받기로 했다.

스즈키 오사무 스즈키 회장은 중국 철수와 관련해 "25년 전 알토를 통해 중국 시장을 개척하고 노력해 왔지만, 시장이 대형차 위주로 변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경차 등 소형차에 강점을 지닌 스즈키가 더 이상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백기를 든 셈. 스즈키는 그 대신 현재 점유율 1위 시장인 인도에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양사의 엇갈린 행보에는 최근 몇년 새 급변한 중국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는 또한 과감한 결단 없이는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녹록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 현재 중국에선 소형차 수요가 줄고, 중·대형 SUV가 인기를 끄는가 하면 높아진 내연기관 규제 장벽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최근 단행한 중국 핀포인트 전략을 놓고 적절하다는 평가와 동시에 너무 늦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에서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중국명 랑동)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현대차는 2014년 한때 시장점유율 4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수년 간 일본차와 현지차 등에 점유율을 빼앗기다 지난해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방침상 구체적인 계획들을 비공개에 붙이고 있지만, 2016년 일찍이 중국에서 친환경차 9종을 출시하기로 목표치를 세우고 진행해 왔다"며 "중국 판매 회복 및 확대를 위해 중국 소비자 전용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