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벤처 툴젠은 코넥스 시장을 대표하고 있다. 한때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선 압도적인 대장주다. 다른 코넥스 상장사와의 시총 격차는 이제 좁혀질 수 없을 정도다. 웬만한 코스닥 바이오 업체도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이런 툴젠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앞두고 변수를 만났다. 한 언론매체의 보도를 시작으로 특허권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핵심 기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특허를 둘러싸고 부당 이전을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아직 이해 당사자가 법적 공방으로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이다. 논란에 대해선 섣불리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다.
다만 툴젠의 위기가 단지 한 기업의 시련이 아니라는 건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실 툴젠의 코스닥 이전 도전은 벌써 이번이 세 번째다. 대표 기업이 오랜 진통을 겪으면서 코넥스에 상장할 유인도 사라져 왔다.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에 쉽게 진입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코넥스 상장의 최대 인센티브가 바로 이전 상장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이제 코넥스 상장을 권하면 어김없이 툴젠 얘기가 돌아오고 있다. 10여 년 넘게 바이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임원은 "1~2년 전 코넥스 상장이 인기를 끌었을 때부터 툴젠은 대장주로서 상징적 의미를 가졌다"며 "대표 기업이 이전 상장의 재수, 삼수를 하자 굳이 번거롭게 코넥스를 찾을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코넥스 대표 기업으로서 툴젠의 상징성을 감지해 왔다. 코넥스 상장유치 파트에선 툴젠의 코스닥 이전 상장이 늘 고민거리였다. 벤처기업 오너를 상대로 코넥스의 이점을 피력해도 툴젠이 언급될 때마다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활성화 방침을 밝힌 만큼 코스닥 직상장의 장벽도 점차 낮아질 기세다. 코넥스 시장이 더욱 코너에 몰릴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코넥스의 인기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지난 2016년 50곳에서 지난해 29곳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엔 단 6곳에 불과했다.
돌발 변수를 만난 툴젠은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하지 않고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툴젠의 특허권 의혹이 사실이라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조치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대장주의 세 번째 실패로 코넥스 시장이 고사될 우려도 있다. 거래소의 고민이 전해지는 대목이다.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심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B 풍향계]로봇 IPO 격전…미래에셋 '아성' 맞서는 NH
- 농협, '강호동 경영철학' 이식 총력…내부 공표 앞당긴다
- 하나저축, 정민식 대표 '연임'…적자전환 극복할까
- '표대결' JB금융, 올해도 '글래스루이스·ISS' 등에 업었다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계열사 CEO 인선 마무리, '종금·PE' 기조 변화
- [2금융권 충당금 쇼크]금감원, 저축은행 충당금 점검…페퍼·애큐온 제외
- [새마을금고를 움직이는 사람들]'투자통' 윤지선 CIO, 대체투자 관리체계 강화 매진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행장 레이스 뛴 '이석태·강신국' 부문장, 자회사 대표로 복귀
- [ELS 배상 후폭풍]'배보다 배꼽'…수수료수익 초과하는 배상금 규모
- 수협은행, 자산관리 강화 특명…키맨 영업통 정철균 부행장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PO 모니터]현대차 계열 성림첨단산업, 포스코인터 조단위 수주 '수혜'
- [IPO 모니터]더본코리아 결 다른 프랜차이즈, PB브랜드 '구원투수'
- [IPO 모니터]'조단위' AI반도체 랠리 합류…소테리아 상장 나선다
- [IPO 그 후]새판 짜여진 골프웨어 시장, '젝시믹스' 다크호스 부상
- [IB 풍향계]신한증권 IPO 조직, '키맨 스카우트' 리빌딩 통했다
- [Rating Watch]'K-게임' 잔혹사, 유효등급 이슈어마다 '경고등'
- [IB 성과급 이연 파장]'고달픈' IB, 이중고에 이탈 '가속화' 우려
- 윤병운 NH 사장 내정…'절묘한 임추위 교체' 판도 갈랐나
- [IPO 모니터]"변압기 슈퍼사이클 잡는다"…산일전기, 상장 닻 올린다
- [IB 성과급 이연 파장]리스크 유도한 증권사, 실익 얻는 것도 증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