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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베트남 상장, 구주매출 효과 미미 모회사 단 300억 회수…9900억 차입금 대비 과소, 재무개선 '역부족'

민경문 기자공개 2018-10-08 10:00:11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4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 베트남 법인이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모회사 구주매출 물량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현 구조대로라면 CJ CGV가 회수하는 금액은 300억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99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고려할 때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트남 법인의 과도한 계열 지원 우려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의사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J CGV 베트남 법인은 지난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거래소 상장 작업을 본격화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1만 8900원~2만 3100원으로 공모 규모는 1079억~1319억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오는 18~19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IPO 구조는 신주 발행 75%, 구주 매출 25%로 이뤄져 있다. 공모 자금 대부분이 베트남 법인 시설 투자 용도로 맞춰졌다. 나머지 142만여주는 모회사 CJ CGV가 매각하는 형태다. 베트남에 투자한지 7년만에 300억원 안팎을 회수하는 셈이다. CJ CGV는 이를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CJ CGV의 차입금 규모다. 2015년 말 4400억원에 그쳤던 순차입금(연결 기준)은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2017년 말 9300억원, 올해 6월 말 9874억원까지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250%까지 높아졌다. 국내 3대 멀티플렉스인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 등과 비교하면 제일 가파른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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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구주매출로 모회사 CJ CGV의 차입금 감축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그동안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법인 IPO를 통한 재무여력 개선을 도모했던 CJ CGV였다. 채권시장에서는 2년 전 A급으로 추락한 CJ CGV의 신용등급을 AA급을 되돌리는데 CJ CGV 베트남 법인 상장이 한몫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CJ CGV 입장에서는 구주매출 비중 확대가 과도한 계열 지원으로 비쳐지는 점을 우려했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제외한 해외법인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공모 자금이 다른 계열사로 투입된다고 인식될 경우 수요예측이나 청약 과정에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CJ CGV 터키법인은 리라화 가치 하락과 총수익스와프(TRS) 파생상품평가손실 등으로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고 상반기 기준 순손실액은 190억원에 달한다. CGV 중국법인 역시 미국과의 무역전쟁 이후 위안화 가치 폭락에 직격탄을 맞는 형국이다.

시장 관계자는 "관람료 인상을 단행한 CJ CGV였지만 해외 법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신용등급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베트남 법인 상장 자금은 시설 투자 확충을 통해 현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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