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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 현대미포조선의 성장비결 [thebell note]

심희진 기자공개 2018-10-10 08:35:31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8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조선업계에서 우등생으로 불린다. 지지부진한 경쟁사들과 달리 올 들어 실적, 수주잔고, 주가 모두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유일하게 흑자를 낼 조선사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미포조선의 경쟁력은 중형유조선에 있다. 수주절벽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 2015년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 운반(PC)선을 집중 공략하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STX조선, SPP조선 등이 구조조정을 겪을 때 가격이 아닌 품질을 앞세운 전략으로 홀로 살아남았다. 덕분에 현대미포조선의 PC선 시장 점유율은 2년새 30%에서 60%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북미지역의 석유제품 수출 증가로 선박가격이 연초대비 6%가량 오르는 호재까지 맞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달 14일 열린 '제15회 조선해양의 날'에서 만난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사장의 표정은 밝았다. "알고 계시죠? 현대미포조선이 국내 최초로 만든 한중 카페리(car ferry)가 오늘 오전에 인천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취항식을 가졌습니다." 이번 카페리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고급 여객선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말을 아끼거나 원론적 대답만 내놓던 여타 CEO(최고경영자)들과 달랐다.

한 사장의 자신감은 두둑한 곳간에서 나온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8월 보유 중이던 현대중공업 지분 전량(3.9%)을 현대중공업지주에 넘겼다. 해당 거래로 32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달 말 하이투자증권 매각까지 완료하면 46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한다.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쟁사들과는 입장이 다르다.

현대미포조선은 풍부한 유동성을 발판 삼아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한 사장이 언급한 카페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페리는 승객과 화물을 함께 나를 수 있는 고급 여객선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한국과 중국을 잇는 카페리를 건조해 시장에 선보였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곧장 크루즈형 카페리 수주도 추가 확보했다.

"조선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해있지만 우리는 고객들이 먼저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 사장은 그 이유가 선박의 우수성에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이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다툼을 벌일 때 냉정한 판단으로 저가수주를 지양하고 오로지 기술 투자에만 주력한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사장의 바람대로 현대미포조선이 남다른 생존전략을 통해 중형 선박시장에서 독보적 1위로 거듭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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