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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의 착실한 '내공 쌓기'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18-10-10 08:33:00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8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국내 중견 건설사들을 사실상 부동산디벨로퍼(개발업체)로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행 능력을 들여다보면 디벨로퍼라고 하기엔 미흡함이 있다. 중견 건설사들의 사업은 공공기관에서 공동주택용지를 분양하면 낙찰받아 자체개발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공공택지가 줄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과거만큼 사업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사실상 손가락을 빨고 있는 곳들이 많다.

대부분 중견 건설사들이 제대로 된 활로를 찾고 있지 못하는 가운데 반도건설은 묵묵히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알짜 입지에 있는 노후 건물을 확보해 직접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방식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안양 명학역 유보라 더 스마트'가 신호탄 같았던 사업이다. 반도건설은 2016년 옛 안양경찰서 부지를 매입한 후 350가구를 분양했다. 올해 들어서는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 영등포 로이빌딩, 삼성생명 안양 평촌사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겉에 드러난 모습만 보면 공공택지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늘과 땅 차이다. 우선 확보하는 과정에서 들이는 공이 다르다. 공공택지는 각 기관의 홈페이지에 가면 언제 입찰한다는 공고가 뜬다. 규모가 있는 중견 건설사들에게는 공공기관에서 직접 우편으로 공고를 보내주기도 한다. 개발사업부 직원들은 각 토지의 공급가격을 토대로 타당성 분석을 하고, 인터넷으로 입찰에 참여한다.

민간 부동산은 이 같은 절차가 없다. 발로 뛰어야 한다. 실력 있는 디벨로퍼·부동산자산운용사들과 경쟁해야 한다. 중개사들과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며, 매도자 측에 직접 찾아가는 성의도 보여야 한다. 개발 과정에서 더 힘이 들어가는 부분도 있다. 대부분 공공택지는 공공기관에서 깔끔하게 정리해 공급한다. 민간 부동산은 향후 개발방향을 정해진 용도지역·구역 내에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야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반도건설이 이 같은 변화를 위해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거의 수혈하지 않고 기존의 개발사업부 직원들이 진행했다. 개발사업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쟁쟁한 디벨로퍼·부동산자산운용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 오너 2세 권재현 차장이 개발사업부에서 이 모든 과정을 챙기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많은 중견 건설사들이 여전히 공공택지만 바라보며 편하게 앉아 있을 때 반도건설은 과거의 단꿈에 젖어 있지 않았다. 남들보다 몇 발짝 더 뛰어야 하는 힘든 길을 택했다. 이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건설은 일감에 목마른 중견 건설사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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