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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리스크 해소된 빗썸 [thebell note]

정유현 기자공개 2018-10-16 07:59:09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5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것은 리더(리딩 업체)가 부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 암호화폐 거래소를 취재하며 만났던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의 말이다. 암호화폐를 도박장과 같이 취급하며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이유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이 대표는 직접적으로 업체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배 구조가 불투명한 빗썸을 염두에 둔 답변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반까지 암호화폐 시장이 갑자기 팽창하자 시장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벌어들이는 어마어마한 수수료 매출에 관심을 가졌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공부는 뒷전이었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상승하기 시작하고 거래량은 매일 신기록을 경신했다. 8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내는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거래소의 주인(대주주)에도 관심이 쏠렸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코빗은 국내 주요 IT기업인 카카오와 넥슨이 주요주주로 참여하며 사업을 들여다보고 있다. 신뢰 있는 기업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두 업체의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빗썸은 최대주주의 정체가 불명확해 지배 구조를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됐다. 빗썸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최대주주는 비티씨홀딩컴퍼니다. 빗썸의 주요 주주는 공개됐지만 정작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진짜 주인은 베일에 가려져있어서 논란이 많았다.

순환출자와 유사한 지배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도 빗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혔다. 불신의 이미지가 씌워지며 빗썸이 진행하는 신사업이나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위한 노력은 가려졌다. 암호화폐로 돈장사하는 이미지만 형성되는 듯 했다. 하지만 빗썸의 5대주주였던 김병건 회장이 이끄는 BK컨소시엄이 1대주주로 올라서며 그동안의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BK컨소시엄은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비티씨홀딩컴퍼니가 보유한 지분인 76%의 절반인 38%를 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병건 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인물이다. 빗썸의 가치를 돈이 아닌 기술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거래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지분 매각 소식 발표 후인 13일 빗썸은 코인힐스, 코인마켓갭 등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에서 거래량 기준 세계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최대주주 변경에 따라 당장 빗썸 사업 전반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책임경영 기반을 마련하며 외부의 시각이 바뀌는 상황이 내부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결속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거래를 기회로 빗썸이 리딩 업체로서 한국 블록체인 산업을 확대하고 건전한 암호화폐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앞장서길 바란다. 정공법을 통해 빗썸의 제2의 도약을 이뤄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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