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유럽 IB사업 공략 거점 바꾼다 독일에 유럽법인 설립, 자본금 5000만유로…브렉시트 대비
안경주 기자공개 2018-10-17 08:23:43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6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유럽시장의 IB(투자은행) 사업 공략을 위해 차별화된 해외진출 전략을 꺼냈다. 영국 런던지점에 설치한 IB데스크를 유지하면서 유럽법인을 새롭게 설립해 기업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그동안 런던지점이 유럽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 유럽법인이 그 바통을 넘겨받게 됐다. 브렉시트(Brexit)로 인해 런던지점만으로 유럽지역 영업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는 탓이다.
우리은행은 독일 금융감독청과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유럽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고 16일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럽법인 설립 인가 획득으로 유럽연합(EU)지역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신설돼 지역적으로 '독일법인'이지만 우리은행이 유럽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유럽법인'이란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유럽법인의 초기 자본금은 5000만유로(한화 약 650억원) 규모로 이달 중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유럽법인은 EU지역의 한국기업에 대한 시설자금 대출 등 신규 대출 영업, 현지 기업 신디케이션론 참여와 유로화 송금·중개 업무를 통해 우량 자산과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IB 업무 경험이 풍부한 국내직원과 현지인으로 구성된 세일즈팀을 신설키로 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우리은행이 유럽법인을 설립하면서 기존의 런던지점을 활용하지 않고 새롭게 법인을 설립한 점이다. 통상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지은행 인수를 제외하고 단계별(사무소→지점→현지법인)로 규모를 키운다. 현지 금융당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지점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으면 법인 설립 인가를 받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역시 기존에 영업을 하고 있던 런던지점이 있었다는 점에서 유럽지역의 거점으로 선택, 현지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그동안 런던지점에 IB데스크를 설치하고 유럽 시장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인프라금융 등 IB사업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독일에 유럽지역 IB사업 등을 총괄할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 이 때문에 우리은행의 유럽 네트워크 거점이 영국에서 독일로, 런던지점에서 유럽법인으로 바뀌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유럽지역 진출과 영업의 중심이 영국 런던이었다"며 "유럽 금융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독일에 유럽법인을 설립하면서 유럽 현지 진출 한국기업 대상 영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은행이 유럽 네트워크 거점을 옮기는 이유는 뭘까. 2016년 영국이 EU를 탈퇴한 브렉시트 영향이 크다. 'EU지역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에 따라 EU소속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 다른 EU국가에서는 간소화된 절차로 지점 신설이 가능하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런던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하더라도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로 인해 글로벌금융기관도 브렉시트를 대비해 독일, 프랑스 등 EU지역으로 거점을 이전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우리은행은 런던지점을 축소하지 않고 투트랙 전략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관계자는 "런던지점의 IB데스크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며 "런던지점만의 장점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이 유럽지역에서 IB분야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PF 금융주선 등 특화 영역에서 얻는 수익이 크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런던에서는 9600만달러 규모의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PF에 참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은행들의 IB영업은 한동안 위축됐지만 최근 들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다양한 수익 채널을 확보할 수 있어 우리나라 은행들이 적극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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