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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투자자 풀 확대, 49인룰 완화 효과 가져오나 연소득 1억 허들 낮출 경우 수십만명 대상 확대

이충희 기자공개 2018-10-22 07:55:00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7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헤지펀드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 풀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그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모펀드(헤지펀드) 49인룰 완화를 주장해왔던 자산운용 업계는 반색하고 나섰다. 전문투자자는 49명의 청약 대상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49인룰이 완화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이같은 방안을 담은 자본시장 혁신 과제 세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연소득 1억원 이상만 되면 전문투자자로 등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연소득 1억원이 넘고, 금융상품 투자 잔고도 5억원 이상인 개인들만 전문투자자로 등록할 수 있었다. 이중 금융상품 투자 잔고 요건이 삭제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전문투자자 숫자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업계가 이번 전문투자자 허들 완화에 기대감을 품는 것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예비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사모펀드가 투자자를 모을 때 총 49명에게만 청약을 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투자자로 등록돼 있는 개인들은 청약 카운팅에서 배제돼 49인룰 규제를 적용 받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연소득 1억원 이상, 금융상품 투자잔고가 5억원 이상인 전문투자자 숫자가 업계 전반에 1000여명으로 많지 않았다. 연소득 1억원 이상인 개인은 많지만 금융상품 잔고가 5억원 이상인 투자자가 적었던 게 원인이었다. 허들이 연소득 1억원 이상으로만 낮아지면 예비 투자자 숫자가 훨씬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해 근로소득과 이자·배당·부동산 임대소득을 합쳐 연 1억원 이상 번 사람은 88만명 수준인 것으로 집계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억대 연봉자는 어림 잡아도 약 백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모두 헤지펀드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투자자 풀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억대 연봉자 수십만명 중 일부만 전문투자자로 등록해도 운용업계 성장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당초 헤지펀드의 청약 권유자 숫자를 현행 49명에서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이는 법 개정 사안이라 당장 시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문투자자 허들을 낮추는 것은 시행령만 개정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운용업계의 벤처 자본 공급 활성화가 당국의 우선 과제라는 점도 이번 규제 완화에 발판을 놨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간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소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투자자가 한꺼번에 헤지펀드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올 경우 불완전판매 등 여러가지 문제점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최소 1억원 이상 투자해야 하는 고액자산가 전용 상품"이라며 "억대 연봉자 중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도 다수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헤지펀드는 레버리지를 400%까지 일으킬 수 있는 등 다소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사람들이 투자하기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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