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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리스크 부각, 사라진 장기 회사채 [Market Watch]10월, 만기 7년 이상 물량 단 1건...기관, 중단기물 선별 투자

전경진 기자공개 2018-10-22 13:25:02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7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들어 회사채 시장에서 만기 7년 이상 장기물이 사라지고 있다. 공·사모채를 불문하고 15년, 20년 초장기물까지 발행되던 3분기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탓에 장기 회사채 발행이 급감했단 분석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월 들어 만기 7년 이상 장기 회사채(금융채 제외)를 발행한 기업은 SK종합화학 단 1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한화토탈이 7년물 수요예측을 완료하며 장기 회사채 발행 대열에 최근 합류했을 뿐이다.

이달 말 SK에너지, GS EPS, 만도 등이 공모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도 회사채 만기 구조를 5년 이하 중단기물로 구성한 상태다.

이는 올해 3분기 월 10회가량 장기 회사채 발행이 이뤄졌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7월에 10회, 8월 8회, 9월 10회씩 장기 회사채가 시장에 등장했다. 에스오일, GS에너지, 현대오일뱅크, SK 등이 장기물을 발행한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3분기 풍부한 채권시장 유동성(투자수요) 에 힘입어 사모 형태로 만기 10년 이상 장기 회사채를 찍기도 했다. 호텔롯데는 만기 15년, 20년의 초장기물까지 사모 조달로 해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0월 장기물 발행이 급감한 배경으로 기준 금리 인상 시점이 임박한 점을 꼽는다. 기관투자가들 입장에서 7년 이상 채권을 장기 보유할 것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후 조금이라도 수익률 좋을 때 투자에 나서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해 25bp 정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장기물을 주로 발행하는 AA급 이상 우량 기업들의 만기별 금리 격차는 20bp 미만이다. 기관들이 5년물 대신 7년물에 투자하는 이유가 이 20bp가량의 추가 수익률 때문인 셈이다. 그런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 장기 보유의 부담을 지지 않고도 5년물 투자로 현재 7년물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장기 채권 투자는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보험사와 같이 장기 투자 수요가 강한 기관투자가들도 현시점에서 장기물에 대한 투자를 서두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직 기관들의 채권 투자 여력(한도)은 남아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3분기처럼 폭발적인 투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찍었다 하면 오버부킹'되는 일은 드물겠지만 11월까지는 공모채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 장기물이 사라진 것이 기관 물량 감소 때문이 아니란 분석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간 채권 수요가 유독 높았던 것은 3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를 자제했던 기관들이 한해 투자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한번에 쏟아냈던 측면이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에는 금리 메리트에 따라 중장기물 위주로 선별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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