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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회계논란 리뷰]공동지배 시점은 2012년부터?③증선위, JVA 핵심은 '로직스 자금+바이오젠 기술·노하우'

원충희 기자공개 2018-10-23 08:47:15

[편집자주]

삼성바이오 회계논란 여파는 개별기업 이슈로 그치지 않았다. 바이오업계를 넘어 기업공개(IPO) 시장, 삼성그룹 지배구조, 금융당국 간 알력, 회계제도의 신뢰성 문제로 번졌다. 지난 7월 제재가 결정되면서 사태는 다소 진정된 듯 하지만 이제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최근 공개된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을 통해 숨 가빴던 당시의 상황과 아직 끝나지 않은 이슈들을 되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9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계약의 기본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금을, 바이오젠은 기술·노하우를 투입해 call option period(콜옵션 기간)까지 6종의 시밀러 제품을 상업화시키는 것이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 간의 합작계약서(Joint Venture Agreement, 이하 JVA)를 검토한 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2015년 회계변경(연결→지분법)을 문제 삼은 금융감독원과 달리 증선위원들은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지배(지분법)로 봐야한다는데 무게를 뒀다.

금감원 또한 증선위 도중에 2012년부터 공동지배(지분법)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논점은 2015년 이전 회계로 옮겨갔다. 최근 삼성바이오 재감리를 마무리한 금감원은 조치안에 2012~2014년에 공동지배로 회계 처리했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 안건이 상정된 후 3번째로 열린 6월 20일자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는 JVA 분석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한국형 국제회계기준(K-IFRS)에서 지배력 판단은 법적 형식뿐만 아니라 실질적 부분을 봐야하는데 따른 것이다. 한 증선위원은 "힘(지배력)은 의결권 외에도 계약상 약정에 기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의결권이 관리업무에만 연관돼 있고 관련 활동은 계약상 약정으로 지시되는 경우가 있어 JV계약에 대한 분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최초 지배력 판단(Initial Assessment)을 연결로 했을 경우 별다른 변동사유가 없는 계속 연결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분식회계를 주장하는 논리는 2015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를 종속기업(연결)에서 관계기업(지분법)으로 변경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최초 지배력 판단을 따라야 한다는 금감원의 주장엔 공감했으나 2015년보다 그 이전의 회계처리에 더 관심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종속회사가 아닌 로직스와 바이오젠의 공동지배회사로 판단했어야 한다는데 무게를 뒀다. JVA 내용을 검토한 결과 공동지배로 볼만한 정황이 있다는 판단이다.

증선위원 중 한명은 "금감원은 이니셜 어세스먼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근거가 되는 것이 JVA"라며 "그런데 계약내용을 잘 보면 2012년 초기부터 지배력을 같이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도 한번 고려해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지분법으로 바꾼 것 자체가 규정상 가능했다면 이 회계처리(종속기업→관계기업) 자체가 틀렸다고 보기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며 "다만 2015년에 이뤄졌어야 되는 것이 맞느냐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2012년, 2013년, 2014년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금감원도 증선위 과정에서 2012년 내지 2014년에 연결보다 지분법으로 회계 처리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삼성바이오 측은 "2012년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합작계약에 따른 초기출자도 완료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바이오젠도 처음에 50대 50 지분투자를 거부하고 15%만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콜옵션을 행사해 50%를 가져가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돼 당연히 로직스 입장에선 에피스를 자회사로 생각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 관계자 또한 "2012~2014년까지 당시 회사의 상황에 비춰 판단할 때 2014년 이전기간 중에 에피스 주식의 신뢰성 있는 공정가치 측정이 불가능함은 명백하다고 생각한다"며 "2012~2014년은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성공사례가 관철되지 않았고 에피스의 사업에 대한 성공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회사의 사업계획에만 근거해 측정된 주식가치는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2012년 당시 지배력 판단을 위해 JVA를 검토했는데 거기 내용을 보면 지분 구성이 85대 15로 처음에 이뤄졌고 이사회 구성 역시 로직스나 삼성 쪽에서 전부 다 이사회를 선임할 수 있고 실제로 장악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바이오 재감리를 마무리한 금감원은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은 부당하다는 원안을 고수했다. 다만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처리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고 알려졌다. 증선위원들이 얘기한대로 2012년부터 공동지배 여지가 있는데 연결로 처리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금감원이 문제 삼은 2015년 회계처리와 상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2012~2014년 장부를 지분법 처리하는 게 타당하다면 2015년 회계처리 변경은 그간의 장부오류를 바로잡는 것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이 주장이 인정될 경우 2015년 장부처리 변경는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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