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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락 공포, '주식담보대출'이 불안하다 [Market Watch]증권사 우발리스크 부각…5%대 고수익시장 위축 불가피

민경문 기자공개 2018-10-23 12:59:04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9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시 하락이 심상치 않다. 금리, 유가 등 연이은 악재 속에 하향 곡선이 완연하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20조원이 넘는 주식담보대출이 불안하다. 반대매매, 마진콜(margin call) 등의 헤지 수단이 있지만 급격한 폭락장에는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5%대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었지만 당분간 영업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주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을 겪은 이후 증시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 19일에도 코스피는 장중 2120선 아래로 무너지며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미국 증시 하락, 중국 경제 불안, 금리 및 유가 상승 등 대다수의 투자 지표들이 매도세를 부추기는 양상이다. 코스닥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국내 자본시장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 각종 공모 딜은 수요예측이나 청약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 국내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그 동안 증권사들에 짭짤한 수익을 가져다 주었던 주식담보대출은 우발채무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주식담보대출은 주주들이 증권사에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다. 증권사 관계자는 "LTV(담보인정비율)가 보통 150% 이상인데다 다른 어떤 증권사 상품보다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10월 들어 국내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21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진콜이나 반대매매 같은 위험 회피 수단이 있지만 폭락장에서는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이 비교적 안전한 상품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적정 시점에 매도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차주가 모회사 또는 자회사여서 신용도가 한몸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하락장에 대비하기 위해 신용보강이나 LTV 비율을 조정하게 되면 그만큼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 반대매매 자체도 주식시장에 악순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증권사로선 당장 손실을 입진 않더라도 향후 수익 창출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주식담보대출 자산을 펀드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계정이 아닌 신탁계정으로 바뀌는 만큼 증권사 손실액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식담보 대출 자산을 외부 SPC로 넘긴 이후 ABCP 등으로 유동화하는 형태도 가능하다.

시장 관계자는 "IMF 당시 증권사가 무너진 요인 중 하나가 주식담보대출이었다"며 "사실상의 시스템 리스크인 만큼 당국이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 등을 활용해 임의로 시장을 멈추지 않고는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를 둘러싼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KRX증권업지수는 코스피지수 하락률의 두 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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