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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스센터 판례는 골프장 소송과 무관” 헬스장·콘도·리조트 등 회원유치 사업장 ‘긴장’… 향후 파장 여부 ‘두고 봐야’

진현우 기자공개 2018-11-01 11:20:02

[편집자주]

골프장 신탁공매시 회원권 승계 문제는 매번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체육시설법에는 신탁공매로 골프장 소유권을 취득한 낙찰자가 회원권자의 권리를 승계해야 한다는 조항이 분명히 명시돼 있지 않아 이를 두고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최근 베네치아CC 판결을 시작으로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대법원이 회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기존 판례를 뒤집은 게 발단이다. 골프장 업계는 대법원 판결이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을 한껏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4월 선고된 ‘휘트니스센터' 판결은 신탁공매로 물건을 취득한 낙찰자와 회원들 간의 소송에서 매번 판례로 사용됐다. ㈜다옴은 베네치아CC 입회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앞선 판결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의지했다. 원고인 회원들이 맥을 못 추었던 이유도 판례라 여겨졌던 휘트니스센터 판결에 부딪혀서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1심·2심)에서 판례로 인용한 ‘휘트니스센터'는 이 사건의 선례로 볼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담보신탁의 위탁자가 체육시설업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위탁자는 건물주로, 건물 일부(4층~6층)에 회원 전용 휘트니스센터를 오픈한 건 세입자였다. 그간 판례로 인정받아온 세월이 무색해졌다.

그렇다면 대법원이 새롭게 내놓은 베네치아CC 판결은 신탁공매와 관련한 새로운 판례로 자리매김할까. 분명한 점은 앞으로 체육필수시설인 골프장 신탁공매에선 강력한 판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법원은 체육필수시설의 인수인은 체육시설업자와 회원 간에 약정한 회원권 의무와 권리를 승계해야 한다고 판시한 최초의 판결로 자평하기도 했다.

다만 향후 신탁공매 형태의 다른 회원권 분쟁에도 적용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회원권 분쟁은 휘트니스센터, 콘도, 리조트 사업을 꼽을 수 있다. 개별 소송에서 내린 법원의 판단은 일단 그 사건에 효력을 미친다. 따라서 골프장을 제외한 여타의 회원 모집 사업에선 한동안 신탁공매를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굳이 가장 먼저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 회원들은 입회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 다양한 주장과 근거를 제시했다. 체육시설업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유권해석도 회원들의 승소에 힘을 실어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2년 신탁공매 형태로 골프장 소유권을 낙찰받은 인수자는 체시법 제27조 제2항 제4호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또한, 골프장 등록을 허가하는 관할 지·자체가 신탁공매 형태로 골프장을 인수한 자가 사업 등록을 신청할 때 기존 회원들에 대한 승계 의무를 지도록 행정 지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골프장 등록을 받아주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유권해석에도 불구하고 고등법원에서는 그간 지역별로 다른 판결을 내놓아 혼란을 부추겼다. 대법원의 교통정리가 꼭 필요했던 이유다.

회원들은 체시법 제27조 제2항 제4호의 법적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기도 했다. 신탁공매가 포함되지 않으면 달리 위 조항에 해당할 것이 없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아무런 의미 없는 규정이 되는 셈인데 이는 올바른 해석방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피고인 ㈜다옴도 위 조항에 해당하는 사례를 하나도 들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다옴이 골프장 사업권(영업권)이 아닌 소유권을 획득했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골프장 사업시행자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베네치아코리아의 경우 골프장 부지를 ㈜다옴에 넘겨 사업시행자 혹은 등록업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 따라서 토지소유자인 ㈜다옴은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을 새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골프장 신탁공매의 경우, 부지 소유권 매매계약을 단순히 자산양수도로만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설사 골프장 부지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 골프장 사업이 아닌 전혀 다른 사업을 영위한다고 주장하더라도 이젠 소용없게 됐다.

베네치아CC 소송을 진두지휘해 온 10명의 회원들은 대구고등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법원 재심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해 ㈜다옴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회원들의 입회보증금 채권을 떠안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회원들 대부분은 입회보증금으로 4500만원 혹은 9000만원씩을 납입했다. 회원들은 국제자산신탁에 넘어간 골프장 명의를 ㈜다옴으로 원상복구시킨 다음 입회보증금 반환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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