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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구원투수론' 커지는데…당사자들은 '난색' "국민연금이 움직여야, 일시적 저점매수 차원"…금투협, 비공개 모임서 요청할 듯

서정은 기자공개 2018-11-06 13:26:46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1일 13: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시가 최근 급락하자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기금들이 대거 증시 매수에 나서며 바닥을 다져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10월 31일) 코스피 지수는 2029.69포인트에 마감했다. 10월 한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총 13.3%(313.38포인트) 하락했는데, 지난 29일에는 2006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000선을 반납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173.60포인트(-21.11%)나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는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다보니 연기금이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29일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연기금의 역할을 위해 협회와 시장이 의논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전일 "국민연금의 주식비중 축소 계획을 재검토해야한다"고 추가 언급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컨틴전시 플랜'(비상대비책) 가동을 시사하는 등 여러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뜻을 내놨다.

연기금의 움직임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난감한 뜻을 보이고 있다. 기금별로 목표수익률이나 운용 매커니즘을 고려해 투자할 뿐이지, 무조건적으로 주식 비중을 높일 수 없다는 얘기다.

한 공제회 CIO는 "증시가 하락했을 때마다 연기금들이 나서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당국 스탠스에 맞추기 위해 수익자들의 자금을 마음대로 동원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금 관계자도 "현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에 저평가 국면으로 판단해 저점 매수에 나서고는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워 큰 폭으로 비중을 높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맏형격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기금들이 적극적으로 국내주식에 투자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증권업계의 요청에 대해 간접적으로 거절의 뜻을 내놓았다.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전일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기금운용 계획에 의해 움직인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줄이는 한편 다양한 해외자산에 분산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공제회 CIO도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투자를 해야할 것을 요구하다 갑자기 국내투자 비중을 늘리라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얘기"라며 "국민연금의 반응을 봤을 때 다른 기금들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들의 이같은 반응에도 과거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질 전망이다. 연기금은 2008년 코스피 지수가 900선으로 주저앉고, 2011년 유럽 재정위기로 증시가 추락했을 때에도 안전판 역할을 해냈다. 실제로 지난 30일 코스피지수가 반등할 수 있었던 것도 연기금이 대대적인 순매수에 나선 덕이다. 당시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가 52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1% 가까이 끌어올렸다.

금융투자협회 또한 국민연금을 포함해 연기금 측에 국내주식 매수를 요청하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권용원 회장이 여러차례 연기금이 움직여줄 것을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분기별로 연기금 관계자들을 비공식적으로 만나 교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해당 자리는 금융 시장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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