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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속' 기아차 등급, 강등 기류 확산 [현대차그룹 신용 불안]그룹 편입후 'BBB+→AA+' 수직상승…하향 트리거 속속 충족

김시목 기자공개 2018-11-07 14:10: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6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년 '꽃길'을 걸은 기아자동차의 신용도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 1998년 현대차그룹 편입 후 수직상승하던 신용등급에 처음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2012년 지금의 'AA+'의 초우량 등급 반열에 올랐다.

AA+ 등급은 사실상 산업 내 선두권 기업만이 오를 수 있는 초우량 등급이다. 탁월한 재무구조는 물론 산업 내 최상위권의 시장 지위, 국가 경제 기여도 등을 갖추지 않고는 얻기 힘들다. 민간 기업에게 넘사벽으로 통하는 AAA만큼은 아니지만, 못지 않은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떠받치는 가장 기본인 시장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숫자로 드러나는 실적 개선 여부부터 안갯속이다. 크레딧 업계에선 어두운 산업전망 속에 당초 예상치를 대폭 하회한 성적표를 내놓자, 실적 반등 기대감을 거두는 분위기다. 내수·유럽 등에선 선방 중이지만 미국·중국에서의 회복 여부나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세를 이루고 있다.

◇ 20년 '꽃길' 제동, 불안감 확산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1일 기아차의 신용등급 전망(Credit outlook)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등급을 아예 떨어뜨렸다. 국내외 신평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칼날을 들이댄 셈이다.

기아차는 외형상 사업 역량, 신용도 면에서 상당 부분 연계돼 있는 주주사 현대자동차의 실적 부진 여파에 타격을 받은 분위기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기아차 자체 영업실적 역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현대차, 기아차 동반 실적저하가 진행되고 있다.

크레딧 업계에선 이번 신용평가사 결정을 상당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부터의 이상 징후에도 실적 반등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정작 결과는 정반대 양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 2000년 이후 크레딧이 뒷걸음질한 적이 없었다.

당시 기아차는 외환 위기 직후 디폴트를 겪었다. 1998년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뒤 2000년(BBB+)로 회복, 매년 한 노치 씩 신용도가 상승했다. 2001년 A급에 올라선 뒤 거듭 한 노치 씩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로 등급은 오히려 AA로 올라서 2013년부터 민간 대기업이 오를 수 없는 사실상의 최고 수준으로 통하는 AA+에까지 이르렀다. 이보다 높은 AAA 등급은 공기업 산하나 실질적 국가 기관 산업을 영위하는 이슈어가 대부분이다. 순수 민간 출신 기업은 기아자동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현대자동차가 유일하다.

시장 관계자는 "기아차는 현대차의 내수 및 글로벌 시장 안착 과정에서 재무안정성과 신용도가 장기간 수직상승했다"며 "완성차 시장의 불안한 전망 속에도 오랜 기간 쌓아온 펀더멘털을 최근까지 신용평가사들이 인정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신평사가 건들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대·기아차 등급에 대해 결단을 내린 건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 개선폭 제한적, 하향 트리거 다수 충족

기아차가 직면한 신용도 균열은 단기간 회복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현대차의 사업 경쟁력과 실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물론 기아차 자체적으로도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팅 트리거로 제시한 일부 항목은 이미 하향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현대차 악재에 더해 기아차 EBIDTA마진율은 지난해부터 기준치(7%)를 하회했다. 기아차의 EBIDTA마진율은 지난해 4.7%에 이어 올 상반기 6%를 기록하고 있다. 개선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나마 재무안정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점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실제 지난 2~3년간 한전부지 매입, 현대캐피탈 지분 매입, 멕시코 공장 건설 등에 대규모 자금이 지출되면서 차입금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현금성자산이 이를 상회하는 사실상 무차입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기아차의 신용도 트리거인 현대차 부진, EBIDTA마진율 등은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며 "신용평가사의 기다림이 무색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는 물론 내년도 전망 등을 고려하면 불안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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