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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평사, 등급 강등은 유예…사실상 최후통첩 [현대차그룹 신용 불안]S&P, 등급하향 대비 친기업적 대응…단기간 내 회복 없으면 하락 불가피

양정우 기자공개 2018-11-07 14:15: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6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국내 신용평가사의 레이팅 액션은 다소 소극적이다. 국내 최우량 신용도인 'AAA'가 갖는 상징성, 현대차그룹이라는 거대 기업 집단을 감안할 때 등급 강등에 나서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크레딧 업계에서는 현대차에 상당한 유예 기간을 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부정적' 아웃룩 조정을 일종의 최후 통첩으로 보고 있다. 등급 전망 조정만으로도 AAA급인 현대차의 자존심을 이미 꺾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수준의 실적 흐름이 이어지면 최고 등급의 박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조만간 현대자동차의 신용도에 대한 입장을 조정할 방침이다. 기존 신용등급(AAA)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말 이미 등급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글로벌 최대 신용평가사인 S&P는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즉시 끌어내렸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현대차의 위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신용평가사는 등급하향의 유예 기간을 더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평사는 신용등급을 평정할 때 주요 트리거와 재무 수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편"이라며 "하지만 국내 신평사는 아웃룩 조정을 통해 현대자동차에 1년 정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현대자동차 주요 재무지표는 지난해부터 신용평가사의 등급하향 트리거에 해당해 왔다.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EBITDA마진(하향변동요인 8% 미만)은 이미 지난해 7.7%로 집계됐다. 모니터링 요인이었던 미국시장 점유율(8% 미만)도 올 들어 줄곧 7% 대를 맴돌았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강등 대신 유예를 선택한 건 회사채(SB)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가진 상징성 때문으로 여겨진다. 현대차는 지난 2012년 순수 민간 출신 기업으로 유일하게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AAA 등급을 거친 KT와 SKT, 포스코는 모두 과거 공기업이었거나 국가 기간 산업에 포진해 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의 신용도가 갖는 의미 때문에 AAA 등급에 손을 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 현대자동차에 아웃룩 조정이라는 행동에 나섰다. 다른 등급과 달리 AAA는 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것만으로도 최고 등급의 위상이 흔들린다. 이미 원리금 상환이 확실시되는 극강의 재무상태가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자존심에 이미 금이 간 만큼 향후 등급 하향은 오히려 거리낄 게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 등급(AAA)인 발행사는 아웃룩만 조정돼도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받는다"며 "국내 신평사가 현대자동차의 등급 전망을 바꾼 건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 내린 결정"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대자동차의 실적이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면 거리낌없이 AAA 등급이 박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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