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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전자, 상근임원이 2세 개인회사 대표 겸직 [스마트폰 부품사 진단]⑤경영지원실장 김갑용 전무, 나노테크 대표직 수행…이해상충 우려

이경주 기자공개 2018-11-08 08:15:22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화전자는 회사 두뇌조직을 이끄는 경영지원실장이 창업주 김상면 회장의 아들 김찬용 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나노테크 대표직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화전자는 나노테크에 대한 일감지원을 시작했는데 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의결권자문 전문기관들은 자화전자 대주주와 나머지 주주 간 이해가 상충할 수 있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자화전자는 상장사로 김상면 회장 개인 소유가 아니다. 반면 나노테크는 오너 2세의 개인 회사다. 현재 의사결정 구조로는 자화전자가 전체 주주가 아닌 오너일가측 이익을 중심으로 나노테크와 거래할 소지가 있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자화전자에서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상근임원인 김갑용 전무는 현재 나노테크 대표직도 겸직하고 있다. 경영지원실은 산하 전략지원그룹에서 경영전략을 짜고 인사와 총무 역할도 한다. 김갑용 전무는 김상면 회장과 설립 초기부터 함께 일해 온 창업공신 중 한명이다. 자화전자는 1981년 설립돼 올해로 업력이 37년이다. 김갑용 전무는 재직기간이 32년이다.

나노테크 깁갑용 대표
김갑용 나노테크 대표 CEO 인사말(사진:나노테크 홈페이지)

김갑용 전무가 나노테크 대표직을 겸직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김갑용 전무는 2010년과 2013년, 2016년 대표직을 중임해 4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나노테크는 김상면 회장의 아들인 김찬용 자화전자 생산관리 이사가 지분 74.73%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다. 김찬용 이사가 언제 나노테크 지분을 취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자화전자는 최근 나노테크에 일감지원을 시작했다. 자화전자는 지난해 나노테크로부터 65억원 규모의 원자재 등을 매입했다. 전년(2016년) 매입액(8억7700만원) 대비 7배 이상(644%) 증가한 수치다. 덕분에 나노테크는 전체 매출에서 자화전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2.7%에서 30.3%로 27.6%포인트 상승했다.

나노테크엔 김갑용 전무 뿐 아니라 자화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인 정찬희 전무도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찬희 전무는 나노테크 감사직을 2010년부터 수행했다. 더불어 김찬용 이사도 지난해 12월 나노테크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자화전자 대주주와 나머지 주주간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의사결정구조라고 분석했다.

자화전자는 1999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회사다. 김상면 회장 등 최대주주측 지분율이 32.65%이며 기타주주가 67.35%를 들고 있다. 기타주주엔 국민연금공단(8.38%)도 포함돼 있다. 고객사인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액티브자산운용(7.5%)도 투자자다.

양사 요직을 겸하고 있는 김갑용 전무는 자화전자 전체 주주보다 대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 자화전자보다는 나노테크에 유리한 방향으로 양사 거래를 진행할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나노테크를 2세 재원 마련을 위한 승계지렛대용 회사로 봤다.

국내 3대 의결권자문 기관 한 고위 관계자는 "자화전자 경영지원실장이 나노테크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일감지원 개연성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자화전자가 공정한 조건으로 나노테크에 일감을 준다면 문제가 없지만, 반대의 경우 자화전자 전체주주에게 귀속돼야 할 이익을 (2세 회사로) 터널링해 빼내가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래관계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선 김갑용 전무 겸직을 해소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김갑용 전무의 업무 집중도에 대한 지적도 있다. 자화전자 상근임원이 타사 대표까지 겸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무리라는 것이다. 역시 자화전자 이익에는 반할 수 있는 내용이다. 다른 자문기관 관계자는 "자화전자 비상근 임원이 타사 대표를 겸직한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김갑용 전무는 상근임원"이라며 "나노테크 대표직도 상근일텐데 관련해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자화전자측은 김갑용 전무 겸직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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