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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D엔진, 저가수주·원가부담 확대 '이중고' [Company Watch]3년만에 130억 분기 적자, 회사채 상환 등 재무개선 총력

심희진 기자공개 2018-11-14 08:49:4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3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D엔진이 선박용 디젤엔진 판매 감소에 따른 고정비 확대로 3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3년간 전방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거래선 유지를 위해 저가 수주를 늘린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올해 확보한 선수금을 회사채 상환에 투입한 결과 총차입금이 9개월새 1300억원가량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HSD엔진은 지난 3분기 매출액 1380억원,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0%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HSD엔진이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3년만이다.

HSD엔진의 사업부는 △선박용 디젤엔진 △SCR(친환경 기자재) △디젤·가스발전 △엔진부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모태사업인 선박용 디젤엔진의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3분기 선박용 디젤엔진은 1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31% 줄어든 수치다. 2015~2016년 국내 조선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을 겪으며 엔진 발주를 줄인 것이 악재였다. 선박엔진 납품은 후공정 구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주물량이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1년~1년 6개월가량 소요된다.

그나마 따낸 계약이 대부분 저마진 프로젝트였다는 점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선박용 디젤엔진의 평균 수주가격은 대당 약 400만달러다. 하지만 침체에 빠진 조선사들이 엔진 제조업체들에 제품단가 인하를 요청하면서 300달러 중반대에 판매됐다.

디젤·가스발전 부문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HSD엔진은 엔진 제조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내연 발전소를 설계·건설·운영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 3분기 디젤·가스발전 부문은 13억원의 매출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94% 감소한 수치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가운데 신규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지난 9월말 기준 디젤·가스발전 부문의 남아있는 일감은 없다.

주요 사업부의 매출 감소로 원가부담이 확대된 것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말 HSD엔진의 원가율은 92.8%였다. 하지만 올들어 9개월만에 103%로 상승했다. 원가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매출원가가 매출액보다 더 커서 수익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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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도 HSD엔진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 지난 9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2433억원이다. 2017년말 3744억원에서 1311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무엇보다 회사채 감소가 두드러졌다. 연초 HSD엔진은 2200억원의 회사채를 보유했다. 지난 7월 신규수주로 확보한 선수금 중 900억원을 회사채 상환에 투입하면서 잔액이 1300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부채비율은 오히려 악화됐다. 2017년말 12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 9월말 214%로 87%포인트 상승했다. 두산그룹과 결별하는 과정에서 자산총액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HSD엔진은 두산밥캣·두산건설 지분 등 매도가능금융자산 4000억원과 연강원을 포함한 토지 및 건물 440억원을 두산중공업에 넘겼다. 인적분할 추진 결과 2017년말 9000억원 이상이었던 비유동자산이 4600억원대로 반토막났다.

6년째 이어진 순손실에 따른 자본총액 감소도 주된 원인이다. HSD엔진은 2013~2017년 36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 3분기까지 12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SPP조선과의 수주 계약 파기로 100억원가량의 선수금이 몰취된 탓이다. 그 결과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올들어 각각 370억원, 2000억원씩 줄었다.

HSD엔진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신규일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난 3분기 HSD엔진은 2594억원의 수주를 따냈다. 2017년 3분기(709억원)를 기점으로 4분기째 선박엔진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도 대우조선해양, 대만 조선사 CSBC 등으로부터 17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따낸 바 있다. 업계에선 HSD엔진이 올해 최소 8000억원의 수주를 확보해 턴어라운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신규 물량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한 물량은 인도 스케줄상 2018년 실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조선업 반등으로 선가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선박엔진 가격도 시차를 두고 점점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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